▲서울시 교육청 산하 학교조리원노동자들은 월급 76만 원에 자신들이 만든 밥을 먹으면서 밥값까지 공제당하고 있다.
노동세상
세 명의 학교급식조리원이 현장증언에 나섰다. 16년째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는 지영숙씨는 "월급이 76만 원인데 얼마 전부터 급여에서 점심값도 떼어가요. 우리가 만든 밥을 먹으면서 밥값을 내라는 말이에요. 버스기사한테 차비 내고 차 타라는 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요"라면서 낮은 임금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서울시 교육청 산하 학교에서 일하는 1만 2천여 급식조리원들의 연봉은 950만 원~1030만 원(세금 등 공제 후)이다. 2008년부터 서울시교육청은 적게는 월 4만 원에서 6만 원 가량의 점심값을 공제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일반노조 관계자는 "인천시교육청 등 대부분의 시, 도교육청에서는 조리원의 식대를 공제하고 있지 않은데 유독 서울시교육청만 공제하고 있습니다"면서 예산지원을 요구했다.
박현숙 조리사는 병가를 썼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사연을 들려줬다.
"아침 8시부터 퇴근시간인 4시까지 정말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했어요. 20~30분인 쉬는 시간 동안 점심까지 먹어야 했죠. 그렇게 열심히 4년 동안 일했던 학교에서 학생 수가 줄었다고 감원당했어요. 이 일을 하면서 팔꿈치와 어깨통증으로 고생했어요. 병원에서 '파 한 단도 들지 마라, 걸레도 쥐어짜지 마라'면서 일을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고 동료들 동의 아래 병가를 사용했는데 감원 심사기준을 보니 병가를 썼다는 게 많이 적용됐더라고요. 너무 너무 서글펐어요."학교는 박씨에게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시간도 주지 않았다. 그는 감원통보를 받은 날로 일을 그만둬야 했다.
학교식당은 골병백화점박씨는 조리사들이 하루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무게를 드는지 직접 재봤다고 한다. 20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제육볶음만 해줘도 110kg 이상씩을 조리하고, 10~11kg씩 되는 국통을 37~50여 반으로 옮기는 등 조리사들이 하루에 들었다 놨다하는 무게만 200~230kg이란다.
그가 "칼갈이 기계가 학교에 있지만 칼날이 갈리지 않아요. 5분도 못 가죠. 한 달에 한 번씩만 전문가에게 칼을 맡겨서 갈면 저희 팔이 이렇게 고장나진 않을 텐데요"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동의한다는 답들이 들려왔다.
다시 그가 "가족들과 TV를 보다보면 잘 들리지가 않아 볼륨을 자주 올려요. 그럼 아이들이 '엄마 귀 먹었어?' 하면서 볼륨을 낮추지요. 그럼 전 따로 안방에 들어가 시청하지요. 저만 그럴까요?"라고 물으니 객석에서 일제히 "아니오"란 답을 한다. 학교 식당에서의 소음이 심해 난청에 시달린다는 말이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관계자는 학교 식당을 '골병 백화점'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노동건강연대'가 245명의 학교급식조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자의 34.2%가 사고를 경험했고, 54.3%가 근골격계 질환의 자각증상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 중 산재와 공상처리를 한 사람은 각 4명, 1명. 나머지 97.8%는 개인부담으로 치료를 했단다. 노조 관계자는 "감전이 됐는데 교장 선생님이 학교 이미지 안 좋아진다고 산재처리 안 해준 학교도 있습니다"고 현실을 전했다.
병가 내려면 대체 인력 직접 구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