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8일 오후 4대강 사업 공사가 한창인 경북 구미시 낙동강 유역에서 준설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권우성
10대 건설사들은 전체 사업비의 절반에 달하는 공사를 따냈을 뿐만 아니라, 그 마저도 중소건설사들이 따낸 공사보다 공사단가가 높아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경실련 조사 결과 나타났다.
경실련이 국토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 167개 중 계약금액이 300억 원 이상이면서 실질적인 자료 분석이 가능한 30개 공구의 계약 내용을 살펴본 결과, 준설공사단가가 가장 높은 곳은 대우건설이 공사를 따낸 금강 1공구로 1㎥당 8582원 달했다.
이어 금강6공구(GS건설, 7430원), 금강5공구(고려개발, 6051원), 낙동강 24공구(대우건설, 5972원), 낙동강 20공구(SK건설, 5638원) 순으로 준설공사단가가 높았다. 이들 5개 공구의 평균 준설공사단가는 6735원. 고려개발을 제외하면 4개 건설사 모두 시공능력 상위 10위권의 대형 건설사다.
반면, 준설공사단가가 가장 낮은 곳은 시공능력 순위 190위인 대아건설이 수주한 낙동강 14공구로, 1696원에 불과했다. 준설공사단가가 낮은 하위 5곳을 살펴보면, 낙동강 31공구(한화건설)를 제외한 4개 공구가 중소건설사가 공사를 따낸 곳이다. 이들 공구의 평균 준설공사단가는 2306원. 상위 5곳의 평균 준설공사단가의 1/3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턴키입찰제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턴키입찰제도는 설계와 시공을 함께 입찰에 부치는 방식으로, 최저가 금액을 써낸 건설사를 선정하는 가격경쟁방식이 아닌, 설계점수 등을 통해 건설사를 선정한다. 대부분 대형건설사가 참여하는 턴키입찰제도는 예산 낭비의 온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경실련이 4대강 사업 입찰계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25개 공구에서 이뤄진 턴키입찰제도의 평균 낙찰률(예산 대비 건설사의 수주금액 비율)은 90.5%로, 가격경쟁제도(64.1%)보다 26.5%포인트 높았다.
또한 낙찰률 상위 10개 공구를 살펴보면, 8개 공구를 10대 건설사가 수주했다. 최근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사전 입찰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한 낙동강 24공구(대우건설 수주)의 낙찰률이 99.3%로 가장 높고, 이어 낙동강 배수문(삼성건설, 95%), 한강 17공구(한라건설, 94.9%) 순이었다. 낙찰률 상위 10개 공구 중 4곳이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삼성그룹 계열사인 점이 눈에 띈다.
김헌동 단장은 "4대강 사업에서 상위 10개의 토건 재벌이 사업권 전체의 50%를 차지하면서, 공사단가도 중소건설사보다 2~3배 높았다"며 "4대강 사업이 토건재벌만 배불리는 잔칫상이라면 국민혈세 수십조 원을 들여 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몰아주기 없다... 보 건설 처음이니, 턴키제도 불가피" 한편, 국토부 쪽은 "턴키 제도 특성상 경쟁력이 있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공사를 따낸 것이지, 일부로 몰아주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낙동강 공구를 발주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낙동강살리기사업팀 관계자는 "보를 만드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이뤄져 고급 설계·기술이 필요한 만큼 턴키 입찰 제도를 시행했다"며 "중소건설사들에게도 문을 열어놓았으나 경쟁력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주로 공사를 따냈다, 일부러 공사물량을 몰아준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준설건설단가가 높은 것과 관련, 이 관계자는 "턴키제도의 경우, 건설사가 전략적으로 경쟁력 있는 부분은 단가를 낮게, 그렇지 않은 부분은 단가를 높게 책정한다"며 "단순히 준설건설단가만 놓고, 전체적인 단가가 높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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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10대 건설사에 4조3천억 몰아줘 국토부 사업비 절반...공사단가, 중소업체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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