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윈윈'이라지만 한미FTA 추가협상 '결렬'

이 대통령 "타결 오래 걸리지 않을 것"... 미국에 협상팀 보내기로

등록 2010.11.11 15:41수정 2010.11.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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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일단 결렬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오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의 통상장관이 (추가협상을) 논의했으나 세부적 사항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며 "양국 장관들에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상호 수용이 가능한 합의를 최대한 빨리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2일 전화 통화에서 G20 서울정상회의 이전에 FTA 체결 합의를 이루자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G20 회의기간에 양국의 최대 경제현안인 FTA 추가협상을 매듭지어 또 하나의 성과를 얻으려고 했던 양국 정상의 계산이 작용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 자동차 시장 부분을 추가적으로 양보해서라도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의지가 강했으나 미국 정부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쇠고기 시장의 전면개방까지 요구하는 바람에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다.

 

이 대통령 "협상은 중단된 것이 아니고 계속되는 것"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FTA 협상이 결렬됐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협상에서 어떤 부분이 걸림돌이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하려는가"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협상은 중단된 것이 아니고 계속되는 것"이라며 "양국 통상당국자들이 G20 회의를 앞두고 협의를 했지만, 나는 오바마 대통령과 조금 더 논의할 시간을 주자고 합의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대통령은 "G20 회의가 끝나면 양국 통상팀이 더 협의를 할 것이고, (타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우리는 양측 팀이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쉬지 않고 노력해서 협상을 타결하도록 지시했다"며 "이 대통령이 한국 협상팀을 미국 워싱턴으로 보내 앞으로도 계속 논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1일 청와대에서 각각 양국 배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현안 타결을 위해 막판절충에 나섰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확대 문제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완전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1일 청와대에서 각각 양국 배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현안 타결을 위해 막판절충에 나섰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확대 문제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완전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1일 청와대에서 각각 양국 배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양국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현안 타결을 위해 막판절충에 나섰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확대 문제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완전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 연합뉴스

양국의 FTA 협상은 일단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FTA 자체가 무산될 정도의 위기로 보기는 어렵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FTA가 양국 국민들에게 윈윈(win-win)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FTA는 미국의 수출기반을 100억 달러 높이고 서비스 분야에서는 90억 달러, 일자리도 7만개를 창출할 것이다. 한국에는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한국 소비자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많은 선택권을 주게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FTA 비준에 부정적인 미 의회의 여론을 의식한 듯 한미 간의 교역 환경이 불공평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로부터 "미국 사람들에게는 현대자동차와 LG 휴대폰, 삼성 TV가 있는데, 이것들은 한국이 일방향 무역을 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과 대기업들이 공평한 경제환경을 만드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 수출되는 삼성·LG·현대 제품들은 한국산이지만, 핵심부품은 미국제이고 로열티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 100% 한국 제품은 아니다"며 "미국 국민들은 양국의 무역역조 80억 달러를 많은 것으로 아는데, 과거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FTA를 통해서 미국의 제품이 한국과 아시아에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미국도 경제가 좋아져서 미국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세계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며 FTA의 상호호혜성을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의 기자가 "미국의 (재정) 정책으로 인해 한국경제에 핫머니(투기성 자본)가 유입되는 결과를 빚지 않겠냐"고 묻자 이 대통령은 "그런 질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없을 때 해야지, 있을 때 하면 어떻게 하냐"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문제로 인해 한국에 갑작스럽게 외화가 들어오거나 하는 일은 없다"며 "그 문제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특별히 답변할 게 없다"고 넘어갔다.

 

오바마 "북한, 호전적인 행동 중단해야"

 

또한 양국 정상은 천안함 사건의 북한 책임론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남북관계 출발점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고 관련국과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 이후에 우리의 생각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한국의 우려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하고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6자회담이 2005년 이후에는 후퇴했다. 이후 우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만을 보았다"며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인다면 다시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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