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13일 오후 충청남도 공주시 공주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백만민란 한마당'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성호
안희정 충남지사는 "20세기의 진보와 보수의 낡은 전선이 결과적으로 노무현을 쓰러뜨렸다"며 "정당정치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주권자들의 간절한 염원이 '민란'으로 집약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지사는 "'민란이라는 말이 과격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정치권의 기득권 질서에 대해 평범한 주권자들이 모여서 자신들이 간절히 염원하는 정치적 질서를 요구하는 것을 두고 '민란'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역설했다.
'合必勝分必敗'(뭉치면 이기고 갈라지면 진다)는 플래드를 들고 있던 '룽타'씨(강원도 춘천시)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권의 횡포에 분명한 경고를 하기 위해 참석했다"며 "오늘 이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로 많이 보였다. 초등학생 딸(12), 아들(11)을 데리고 행사에 참가한 김봉권(공주시 농민회장)은 "평생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한번은 꼭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는 손 놓고 구경꾼 노릇만 할 수 없었다"고 참석한 이유를 밝혔다.
여균동 감독 "죽은 역사를 되살려내는 시도"오후 5시 30분 '민란군'은 풍물패를 앞세우고 약 2km 떨어진 우금치 전적지를 향해 행진했다. 우금치 마루에 설치된 가설무대에서는 극단 골목길, 마당극패 우금치, 노래를 찾는 사람들, 문성근과 유쾌한 합창단 등이 꾸민 공연이 2시간여 진행됐다.
행사의 총연출을 맡은 여균동 감독은 "이번 공연은 역사적으로 잊혀졌던 우금치라는 장소를 문화적으로 복원하고 죽은 역사를 되살려내는 시도가 될 것"이라며 "서사적인 형태의 입체극이 되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는 국민의 명령 2만명 돌파 보고대회와 각 지역에서 활동할 '접주' 150여 명이 횃불을 들고 행진하는 것으로 오후 9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