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경기 여주군 대신면 이포대교 인근 남한강에서 육군 8명이 탄 보트가 뒤집혀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육군은 이들이 남한강에서 도하 훈련 중 수심을 측정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 당국은 사고 이틀이 지나도록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고 지점은 4대강 사업 3공구 공사가 진행 중인 이포보로 육군이 해마다 군사훈련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환경단체들과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4대강 공사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포보 공사를 위해 원래 500여m인 강폭을 90% 막으면서 초속 4m의 급류가 발생했고, 군인들이 이런 변화된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해 참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군인들이 물에 빠지면서 수중보 시멘트에 부딪혀 희생이 더 커졌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속도전으로 강행하면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4대강 사업의 진행 방식과 미흡한 안전 관리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방송 3사는 사건이 발생한 17일과 18일 관련 보도를 했으나, 방송사별로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
MBC는 17일에 이어 18일에도 "4대강 사업으로 강물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 "수중 보 시멘트에 부딪히면서 희생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4대강 공사와 이번 사건이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을 다뤘다.
SBS는 사고가 이포보 건설과 관계가 있음을 보도했지만, '4대강'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KBS는 물살이 거세진 이유가 공사와 관련이 있다는 언급은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구명조끼 결함, 늦은 구조 가능성을 제기하며 '의문투성이'라고 뭉뚱그렸다.
MBC <[집중취재]공사 따로 훈련 따로>(김대경 기자)
SBS <급류 무시 무모한 훈련>(정영태 기자)
KBS <전복 사고 의문투성이>(김희용 기자)
MBC <[집중취재]공사 따로 훈련 따로>(김대경 기자)는 "4대강사업으로 현지 강물 흐름에 변화가 생겼는데 군이나 공사업체나 모두 안이하게 대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이포보 현장을 비추며 "하루가 지났는데도 사고 고무보트가 수중보 속에서 맴돌고 있다"면서 "고무보트가 뒤집힌 뒤 장병들이 물속에서 수중보 시멘트에 부딪치면서 희생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공사로)강 곳곳에는 오탁방지막이 설치돼 있다", "사고보트는 이를 피하려고 이포보 부근까지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강폭 90%가 막혀) 물살이 빨라지면서 보트 전복사고로 이어졌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속이 2배 빨라질 때 파괴력이 5배 정도 되거든요, 그런 것과 유추해서 보게 되면 수십 배의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는 이항진 여주환경운동엽합 활동가의 인터뷰를 담았다. 한편 "공사 때문에 지형도 바뀌고 강물의 속도도 크게 바뀌었지만, 작전을 하는 군부대는 여기에 주의하지 않았다"며 "공사 따로, 훈련 따로. 기본적인 소통도 이뤄지지 않은 참혹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SBS <급류 무시 무모한 훈련>(정영태 기자)은 "사고지점은 애초에 훈련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초속 4m의 급류여서 '선박 접근 금지' 표시가 돼있다"고 보도했다.
또 "같은 지점에서는 지난 7월에도 환경단체의 고공시위를 막기 위해 공사관계자들이 탄 선박이 진입하다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사고주변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훈련이 불가능한 곳이라고 지적"하고 "(군 관계자들이)훈련 현장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몰랐다는 뜻"이라고 고발했다.
이어 "구명조끼를 입은 군인들이 순식간에 사망한데 대해 유족들은 물 속의 콘크리트 구조물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고 전한 뒤, "김태영 국방장관은 잇단 군 사고에 대해 사과했지만 국방부는 사고 발생 이틀째인 오늘, 사고 원인조차 제대로 발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KBS <전복 사고 의문투성이>(김희용 기자)는 "장병 3명이 숨진 육군의 보트 전복 사고와 관련해 당국과 유가족이 현장감식을 벌였다"면서 "하지만 구명조끼를 입었는데도, 왜, 그런일이 벌어졌는지, 의문투성이"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잔잔한 상류와 달리 어제 뒤집힌 보트가 떠있는 사고 현장의 물살은 거세다"며 "잔잔한데 그쪽에만 유독 빨리 되면서 고무보트가, 단정이 뒤집혔다는 게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는 강형구 유가족 대표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러면서 "구명조끼를 입은 장병들이 물에 빠져 숨진 것도 석연치 않다", "구명조끼에 결함이 있었거나, 구조가 너무 늦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이어 "준비했던 4대의 보트 가운데 움직인 건 사고가 난 1대 뿐", "사고 발생 시간 정정"등 군 당국의 미숙한 대처를 지적했다.
2010.11.19 15:40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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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4대강' 언급 안 하려고 참 애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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