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피리음역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다양합니다.
황주찬
"엄마, 그 피리 흙으로 만들었는데 불면 입에 흙 안 들어가요?"
다섯 살배기 아들이 아내에게 물었다. 난감하다. 나무와 쇠 그리고 뼈까지… 악기 소재는 다양한데 왜 하필 흙일까? 너무 원시적이다. 그래서 일까 소리가 피부에 자연스레 스민다.
20일 오후 5시 여수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제1회 여수 오카리나 포레스트' 연주를 들었다. 소리가 시원하다. 엄마 나오는 공연에 애들은 마냥 신이 났고 나도 무대에 선 아내를 응원했다. 온 가족이 오랜만에 꽃단장한 엄마 모습을 보고 흐뭇해 했다.
아내와 함께 무대에 선 한 단원의 남편은 아내가 집에서 매일 피리 부느라 소외되는 듯한 기분에 못마땅 했단다. 또 편히 쉬려는 주말이나 휴일에도 쉴 새 없이 들려오는 피리소리에 짜증이 났었는데 오늘 공연으로 섭섭한 마음을 훨훨 날렸다고 한다. 그리고 은근히 배워볼 욕심도 생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