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연평도를 빠져나온 주민들이 해경 경비정에서 하선하고 있다.
최지용
연평면 마을에 떨어진 포탄은 학생들이 수업중인 학교도 피해가지 않았다. 연평도에 있는 연평초등학교, 연평중고등학교 인근에도 포탄이 떨어진 것.
연평중학교 3학년 이아무개(15) 학생은 <오마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학교 전산실에서 친구들과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왔다"며 "선생님이 대피소로 가라고 해서 모두 밖으로 나와 대피소로 향하는데 학교 건물 뒤에도 (포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군은 이어 "포탄이 떨어져 큰 소리가 났고 학교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라고 전했다. 당시 45명의 학생이 이군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군은 또 "마을이 불바다가 됐다. 집들이 무너지고 여기저기서 연기가 나 TV에서 보는 전쟁터 같았다"며 "친구들과 대피소에서 밤새 이야기 하며 보냈다. 몹시 추워서 잠이 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연평초등학교 인근에도 포탄이 떨어졌다. 박아무개 학생(연평초5)은 "수업 중에 포탄이 떨어져 엄마가 있는 대피소로 갔다"며 "학교 유리창이 깨졌고 아이들이 모두 울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오후 3시 즈음에도 주민들을 실은 해군 공기부양정이 해경부두 바로 옆 해군기지에 도착했다. 이 배에는 모두 179명의 주민들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500여 명의 주민이 섬을 빠져 나옴에 따라 현재 연평도에는 400여 명의 주민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남아있는 사람들은 가족들을 뭍으로 보내고 남은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섬에 남아 무너진 집을 정리하고 구호작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도 섬을 떠나기를 원하고 있어 곧 해군 경비정과 해군 함정을 이용해 주민 대부분이 연평도를 빠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시청은 주민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동인천역과 인천버스터미널로 가는 관광버스 8대, 미니버스 2대를 준비했다. 또 인천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찜질방 '인스파월드'를 임시숙소로 정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3시 30분 현재 대부분 주민들은 친척집 등 연고지를 향해 떠났고 주변 찜찔방으로 50여 명의 주민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 1신 수정 : 24일 낮 12시 5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