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사진작가 최종수씨가 책 <새 아저씨가 들려주는 새들의 둥지 속 365일>을 펴냈다.
현암사
책 속에는 수초가 우거진 넓은 양식장을 돌아다니는 '물꿩'을 촬영하기 위해 모기떼의 습격을 받으면서까지 견뎌낸 일, 아주 오랜 시간 찾아다니다 어렵게 발견한 '팔색조' 둥지 촬영 과정 등 저자의 눈물겨운 촬영 에피소드가 듬뿍 담겨 있다.
최씨가 현장에서 담은 새들의 모습은 생동감이 넘친다. 사랑의 짝짓기를 하는 '멧비둘기', 알에서 깨어나 먹이를 기다리는 '박새', 새끼에게 해바라기 씨를 먹이는 '방울새', 주변을 경계하며 알을 보호하는 '꼬마물떼새', 한입 가득 물고 온 먹이를 새끼에게 먹이는 '오목눈이', 12월 을숙도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제비', 깃털을 손질하는 '물까마귀' 이야기와 사진은 독자에게 마치 그 현장에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 입을 크게 벌리며 먹이를 달라고 재촉하는 '종다리', 뽕나무 열매를 먹이려는 '큰유리새', 알에서 갓 부화한 새끼 '물닭', 배설물을 처리하는 '때까치', 새끼 뻐꾸기에게 먹이를 먹이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부드러운 수초를 새끼에게 먹이는 '쇠물닭', 능청스러운 연기로 침입자를 희롱하는 '흰물떼새', 화려하게 짝짓기를 하는 '물꿩' 모습까지 생동감 있는 사진이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새들의 둥지는 어떤 모습일까? 최종수씨는 20여 년 동안 현장에서 찾은 다양한 새 둥지를 기록해 놓았다.
쇠딱따구리의 둥지를 재활용하는 '곤줄박이', 재치만점 유인전술로 새끼들을 지키는 '꼬마물떼새', 새끼를 업어 키우는 육아 전문가 '논병아리', 멋진 다이빙 실력을 뽐내는 '물까마귀', 청설모를 물리친 강인한 사랑 '흰눈썹황금새', 동생을 돌보는 착한 물새 '쇠물닭', 연기의 달인 '흰물떼새', 여덟 가지 비밀을 간직한 '팔색조'부터 한국에서 최초로 촬영되었던 '쇠솔딱새' 등 서른 종의 새둥지 속 세상을 클로즈업해 놓았다.
새들의 생활을 포착한 사진과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생명의 신비로움에 숨죽이고, 살아남기 위한 새들의 본능에 놀라며, 어미새의 지극한 자식 사랑에 감동하고, 경이로울 정도로 과학적인 둥지 건축술에 감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