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고받기식' 절충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야권의 성토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미국의 군사력 협조 필요성이 대두된 지금 시점에 짧은 기간 안에 협상을 마치겠단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태도는 곧 '퍼주기 협상'을 공언한 것이란 평가가 대다수다.
특히 민주당 FTA 특위(위원장 홍재형)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회의 우려를 무시하고 협상을 강행 추진한다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 비준을 막아서겠단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FTA 특위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은 협상의 기본조건인 객관적, 중립적 환경조차 갖춰지지 않은 굴욕협상"이라며 "더욱이 밀실·굴욕 협상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할 김종훈 본부장이 협상대표로 나선 것 자체가 이미 우리의 일방적인 양보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 협상에서) ISD(투자자 국가 소송제도), 서비스 분야 네거티브 리스트, 역진불가조항, 의약품, 농업, 금융 분야 등 (독소조항에 대한) 우리의 요구사항을 반영시키지 못한 채 FTA 의제가 아니라고 호언하던 쇠고기 추가 개방조차 거론되는 것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한미 FTA 재협상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특히 민주당 FTA 특위는 "정부는 한미 군사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현 상황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밀어붙이기식으로 강행해서는 안 된다"며 "(재협상은) 협상시기를 새롭게 조정해서 현 국면이 지난 후에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국회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일방적인 졸속 협상을 추진한다면 민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비준 동의를 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양치기 대표 선수' 김종훈 협상대표로 나선 것 자체가 어불성설"
FTA 특위 간사인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김종훈 본부장은 그동안 수도 없이 거짓말을 한 양치기 대표 선수"라며 "사실상 국민적 신뢰를 잃은 인물이 협상대표로 나선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김 본부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 본부장이 "이틀이면 긴 시간"이라며 단기 협상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고 나선 것에 대한 날선 비판도 가해졌다.
전 정책위의장은 "이틀이면 긴 시간이라고 얘기한 자체가 양보를 전제로 한 협상을 벌이는 것과 다름 없다"며 "김 본부장이 FTA 협상 대상이 아닌 쇠고기 부문에 대해 자꾸 거론하는 것도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의 더 큰 양보를 의식한 카드로 본다"고 비판했다.
유선호 민주당 의원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한미 FTA 재협상은 퍼주기를 전제로 한 협상"이라며 "너무나 나쁜 시점에 단기간,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협상의 결과로 국익이 손상된다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 "이미 한미 FTA가 지난 2007년 양국의 이익 균형을 잃은 채 체결된 마당에 이 균형을 더 허무는 협상 결과를 낳는다면 민주당은 비준 저지를 위한 단호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 FTA 재협상, 미 핵 항모 임대료 지불하는 것"
진보정당도 입을 모아 한미 FTA 재협상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이번 한미 FTA 협상이 현재 진행 중인 미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이 참여하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대가성격이 커, 결국 졸속 협상으로 끝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 미국이 아무런 대가없이 핵 항모를 서해까지 기동시켰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한미 FTA 재협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미국의 핵 항모가 한 번 기동하는 비용이 1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며 "결국 이명박 정부가 질 것이 뻔한 협상을 굳이 개시한 이유는 미국에 대폭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변명거리를 만들려는 술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불평등한 한미 FTA 협정문을 공정하다 강변하는 김종훈 본부장에게 더 이상 협상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이른바 균형적 협상은 한미 FTA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전면 재협상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이번 재협상은 미국이 조지워싱턴호를 빌려준 데 대해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고 나섰다.
그는 "협정문 글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며 재협상은 없다고 천명해온 정부가 결국 국민을 기만하고 속이며 미국과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게다가 나라가 어수선한 틈을 타 지금과 같은 상황에 굳이 재협상을 벌이는 것은 누가 보아도 미국을 위한 잔치"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는 이번 재협상 이후 독소조항의 제거는커녕 일방적 양보로 점철된 굴욕협정문을 국민들에게 내놓을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경제주권과 나라살림을 팔아먹는 매국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0.12.01 16:46 | ⓒ 2010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공유하기
"한미FTA '양치기 대표선수'...국회 비준 못한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