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걱정되는지 그 주변을 계속 배회하는 어미개.
곽진성
급기야 지나가던 한 학생을 보자, 강아지들은 꼬리를 흔들며 달려갑니다. 그런 새끼들을 염려한 어미 개도 발빠르게 그 학생 근처에 다가섰습니다. 순식간에 여학생은 개 세 마리에게 둘러 싸여버리는 상황이 연출됐죠.
그 학생은 '으악'이러면서 당황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침착한 어미개는 자기가 '사나운 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짖지도 않고, 조심스레 거리를 둡니다.
당황하던 그 학생도 덕분에 한시름 놓고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벗어납니다. 하지만 이런 안도의 순간도 잠시, 강아지들 주위로 자동차들이 왔다갔다 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결국 저는 가던 걸음을 멈췄습니다. 강아지들의 안전이 염려됐기 때문입니다. 어미 개가 사거리에 턱하니 버티고 앉아, 그쪽에서 오는 차는 막을 수 있었지만 반대편에서 오는 차들은 철모르는 강아지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들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주변에서 차들에게 신호를 줘야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사거리 쪽에서는 어미개가, 그리고 반대쪽에서는 제가 서서 강아지들을 지켜봤죠.
그런데, 절 발견한 새끼들이 제 근처로 달려옵니다. 도와주겠다는 마음이 통한 것일까요? 다행히 어미 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강아지들은 너무 귀여워, 머리라도 한번 쓰다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어미 개의 은근한 시선(?)에 결국 그만두기로 결정을 했죠. 그런데 그렇게 한참, 시간이 지났도 주인은 나타날 생각을 안합니다. 속으로 조금씩 걱정이 됐습니다. 얼른, 이 꼬마개들이 자기 주인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