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지원 없어도 되니 제재만 안했으면"

송영길 인천시장 "신변위협 있는 것처럼 호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구체화할 것"

등록 2010.12.23 19:01수정 2010.12.2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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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개성공단기업협의회 남북관계가 경색 돼 통일부가 통행제한 등 일부 제한조치를 취하면서 개성공단이 위기에 처했다. 23일 인천시는 대책과 지원방안을 모색하고자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과 간담회를 열었다.(사진왼쪽부터 오경택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부회장, 송영길 인천시장,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 유동욱 회장)
인천개성공단기업협의회남북관계가 경색 돼 통일부가 통행제한 등 일부 제한조치를 취하면서 개성공단이 위기에 처했다. 23일 인천시는 대책과 지원방안을 모색하고자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과 간담회를 열었다.(사진왼쪽부터 오경택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부회장, 송영길 인천시장,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 유동욱 회장)김갑봉
▲ 인천개성공단기업협의회 남북관계가 경색 돼 통일부가 통행제한 등 일부 제한조치를 취하면서 개성공단이 위기에 처했다. 23일 인천시는 대책과 지원방안을 모색하고자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과 간담회를 열었다.(사진왼쪽부터 오경택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부회장, 송영길 인천시장,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 유동욱 회장) ⓒ 김갑봉

경색된 남북관계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멍들게 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이하 인천개성공단기업협의회)간 간담회가 열린 23일, 송영길 시장과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을 정치적 목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이럴 때일수록 경색된 관계의 물꼬를 트고, 긴장을 완화하고, 남과 북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개성공단이라며, '제재조치 해제'를 강조했다.

 

한 기업인은 "단 한가지만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바로 통행이다. 통행이 안 되면 아무것도 안 된다. 납기일도 못 맞추게 돼 결국 주문(바이어)이 사라지고 만다"라고 한 뒤 "도와 달란 소리 안 할 테니 제발 통행만 하게 해 달라. 지원 같은 것 안 해 줘도 되니 제재만 안 했으면 좋겠다. 막을 거라면 아예 폐쇄를 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송영길 인천시장은 "전 정권(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을 믿고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경색된 남북관계로 어려움에 처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책임감있게 대응해야 하는데 현 정부의 대응이 안타깝다"고 한 뒤 "1월중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브루스 커밍스 교수와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미국 측에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정확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 유동욱 회장은 개성공단에 대한 국내 언론보도 내용이 대부분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3가지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람들이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 체류하고 있는 남측 인원들은 신변에 위협이 없는지'를 묻는다. 심지어 무슨 사단이라도 난 것처럼 호도하는 언론도 있다"며 "그러나 분명히 말해두지만 공장은 아무 문제없이 잘 가동되고 있다. 오히려 통일부가 통행제재 조치를 취해 바이어들의 신뢰가 깨지면 오더(주문)가 줄어 물량이 없을 때 가동이 중단 될 뿐 북측에서는 전혀 기업들을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간에 떠도는 '신변위협'에 대해서도 유 회장은 "900여 명이 현재 체류하고 있는데 한 사람도 신변위협을 느끼지 않고 있다. 정부가 신변보호를 위해 통행을 제재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아무이상 없다. 5년 동안 개성공단에 있으면서 신변위협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한 뒤 "이렇게 얘길 하면 '현대아산 직원 억류사건'을 말하는데 그 사건은 남북 간 합의를 어기고 북 체제를 비판하고 북한 주민을 교화 시키려하면서 비롯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해체는 '냉전과 대결'을 의미

 

이밖에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인천시가 나서 '개성공단'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고병선 사장은 "개성공단이 지닌 뜻과 정책적 당위성을 우리만 알고 있다. 오죽하면 폐쇄론까지 나오겠나?"고 했다. 다른 기업인은 "개성공단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 시가 나서 '개성공단은 인천시가 반드시 지키겠다'라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정부 믿고 투자했는데 손해도 이런 손해가 없다. 안 좋은 상황이 지속되면 대출자금에 대한 이차보존 외에도 '운영자금'을 시가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시장은 "지난 번 포격훈련만으로도 호텔예약이 취소되는 등 인천경제가 휘청했다. 개성공단이 인천경제와 인천산업과 얼만큼 연관돼 있는지 계량화하고 이를 홍보하는 것 역시 강화겠다. 그리고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민주당은 물론 정부를 설득해 개성공단에 대한 중요성과 여론의 지지를 얻는 데 인천시와 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답변했다.

 

개성공단기업대표자회의 유동욱 회장 또한 남북관계의 정치적 논리가 아닌 경제적 접근을 강조하면서 "개성공단은 지구상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곳이다. 글로벌 강소기업이 출현할 곳이 바로 개성공단이다. 북측만 돕는다고 하는데 입주해 있는 121개 업체당 (한국) 협력업체가 약 40~50개 정도 된다.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곳이 바로 개성공단"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또 "개성공단을 유지하는 것이 평화와 안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자, 지정학적인 경제위험을 감소 시킬 최적의 수단이다. 지난 5년간 직접체험을 통해 몸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한 뒤 "정부에 호소한다. 개성공단은 대화와 만남의 최후의 보루이며, 이 공간의 해체는 냉전과 대결을 의미한다. 안보를 튼튼히 함과 동시에 남북대화를 위한 최후의 채널은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시는 2011년 남북교류와 화해협력을 경제협력과 사회문화교류, 10․4공동선언 기념 국제학술대회 개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연구용역 등 6개 분야 사업에 19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기업과 시민이 참여하는 남북경협아카데미를 상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송 시장은 "서해가 어느새 남북관계의 화약고가 돼 버렸다. 10․4 공동선언에 기초해 서해를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로 만들어야 한다. 인천시가 연구용역을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NLL(북방한계선)의 가치를 재발견 하겠다"고 한 뒤 "매년 10월 4일 10․4공동선언을 기념해 국제학술대회를 여는 등 인천이 주도적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인천이 통일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개성공단을 넘어 해주공단까지 갈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12.23 19:01ⓒ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남북관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인천 #N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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