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리낭실> 음반 딱지광복 이후 처음으로 발매된 제주 민요 음반 <니리낭실>
이준희
1980년대 이전 음악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음악 사이트인 가요114에서는, 최근 회원 소장 자료를 정리하면서 제주 민요 <니리낭실>이 녹음된 음반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음반은 코로나레코드에서 발매한 것인데, 코로나레코드는 1949년 무렵 부산에서 설립되어 1950년대 초·중반까지 존속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음반회사이다. 다른 코로나레코드 음반과 달리 <니리낭실> 음반에는 음반번호가 표기되어 있지 않으므로, 회사 초창기에 발매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구체적인 시기가 언제이든 광복 이후 첫 번째로 나온 제주 민요 음반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제주 민요 중에는 <니리낭실>이라는 곡이 없는데, 음반을 직접 들어 본 결과, 오늘날 <너영 나영(느영 나영)>이라 불리고 있는 것과 같은 노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너영 나영>의 후렴은 보통 '너영 나영 두리둥실 놀구요'로 불리고 있으나, <니리낭실>의 후렴은 '너녕 나녕 니리낭실 ○○'로 되어 있다. 각각 후렴의 다른 부분을 제목으로 취한 셈이다. 후렴에만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곡조와 사설에도 약간씩 다른 부분이 있으므로, <니리낭실>은 <너영 나영>의 옛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음반에서는 이름이 전혀 보이지 않는 임난림이라는 가수가 주창(主唱)을 맡은 <니리낭실>은 1930년대 오케레코드에서 발매한 초기 제주 민요 음반과 마찬가지로 가창이나 반주가 신민요 분위기를 띠고 있다. 제주 문화의 토속성을 온전하게 담은 자료는 아니라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그 역사적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약 60년 전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작된 음반이라 곡 상태가 썩 좋지는 않지만, 가요114에서는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소리를 복원하고 조만간 자료를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한다. <너영 나영>과는 또 다른 고졸한 맛의 <니리낭실>이 한 갑자 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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