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 한 발 뺀 MB...KBS는 여전히 "강경"

민언련, 12월 30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등록 2010.12.30 18:40수정 2010.12.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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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대화 출구 열리나" 기대
- 통일부․ 외교부의 '더 강경한' 업무보고엔 방송 3사 무비판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통일부·외교부 내년 업무보고에서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 하겠다'고 말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전쟁불사', '6자회담 무용론'을 폈던 것을 생각하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가 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그러나 이날 통일부와 외교부의 업무보고 내용은 대통령의 발언과 완전히 다르다.

통일부는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 유도 △바른 남북관계 정립 △통일에 대한 준비를 3대 추진목표로 세웠다.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전략과 구체적인 정책들을 살펴보면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 '북한 내부의 변화를 유도'하고 '적극적인 통일 준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외교부도 처음으로 '통일외교'를 들고 나왔다.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통일'을 위한 외교적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화 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두 부처는 당초 '흡수통일'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표현을 담았다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북한 전환', '북한 변환'이라는 표현을 '북한 변화'로,  외교부는 '한반도 통일'을 '평화통일'로 수위 조절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6자회담' 발언은 미국의 압박에서 비롯되었을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연평도 포격이후 정부가 초강경대응으로 일관하자 한반도 위기를 관리하기 어려워진 미국이 조만간 대북정책 변화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미 행정부 전직 고위관리자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정부와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적개심이 높아진 상태에서 북한이 또 한번 도발적 행동을 보일 경우 한국정부의 대응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미국은 이 상황에 적극 개입할 필요를 느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 28일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이 한국정부에 조만간 북한과의 대화 재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변국의 압박에 이 대통령이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북 강경 기조 자체가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섣부르다.

29일 방송 3사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는데 차이가 있었다. MBC와 SBS는 대북정책 변화의 배경을 분석하면서 미국의 압박을 언급했다. 그동안 정부의 대북 강경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띄웠던 KBS는 "청와대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 뿐 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면서 "이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남북간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우리 정부가 결코 대화의 문을 닫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전했다.


MBC <"6자회담 통해 북핵 폐기">(문호철 기자)
       <대화 국면으로 바뀌나?>(이호인 기자)
SBS <"북핵 6자회담으로 해결">(손석민 기자)
KBS <"6자회담서 북핵 폐기">(최재현 기자)

MBC <"6자회담 통해 북핵 폐기">(문호철 기자)는 "연평도 도발 이후 대북 강경대응을 강조해 온 이명박 대통령이 6자회담을 통한 북핵폐기를 언급했다"며 "정면대치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가 대화의 틀을 찾는 분위기"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을 발표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내년 한 해에 북한 핵 폐기를 6자회담을 통해 반드시 이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또 "이는 지금까지의 대북 강경입장과는 크게 다른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한 달 전 연평도 사태 수습 차 방한한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6자회담을 거론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은 6자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며 한마디로 일축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에 따라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태이후 압박에 치중됐던 대북전략의 기류가 압박과 대화라는 양면전략으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남북관계의 국면이 강경대치에서 조심스런 대화모색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보도는 일본, 중국, 러시아의 움직임을 전하면서 "내년이라는 시기까지 못 박으며, 6자회담의 역할을 강조한 이대통령의 언급은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대화의 물꼬를 트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 MBC <대화 국면으로 바뀌나?>(이호인 기자)
△ MBC <대화 국면으로 바뀌나?>(이호인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화 국면으로 바뀌나?>(이호인 기자)에서는 이 대통령의 입장 변화의 배경을 보도했다.
보도는 "오늘 워싱턴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강경대응으로 선회한 한국 정부의 대북 기조를 우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라고 전했다.

또 "다음 달 있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양국은 한반도 위기관리 모드로 들어갔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의 전화통화 뒤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이 북한을 다녀왔고,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해 한반도 긴장완화에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한 거로 알려졌다"며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전했다.

이어 "6자회담을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의 오늘 언급은 이 같은 미·중간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한국의 움직임은 대화 쪽으로 기조를 트는 정지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는 <"북핵 6자회담으로 해결">(손석민 기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 핵 폐기를 위한 방안은 현실적으로 6자회담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며 "6자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단언했던 한 달 전과 사뭇 달라진 논조"라고 전했다.

또 "선뜻 우리 편을 들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외교를 강화하라는 지시도 내렸다"면서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북핵 문제에 관한 정부 대응이 대화 쪽으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특히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우려하고 있다는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 직후에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다음 달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과 막후에서 암묵적 조율이 이뤄진 것 같다는 해석도 나왔다"고 전하고 "청와대는 북핵 문제를 계속 강경한 태도로 가져갈 수는 없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북한의 태도변화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KBS <"6자회담서 북핵 폐기">(최재현 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핵 폐기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외교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회담을 위한 회담은 안된다면서 6자회담에 부정적이던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엿보이는 대목이지만, 청와대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대통령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도 우리의 목표인 남북통일의 전제가 되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진행하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방부 보고에선 대한민국 군의 목표는 전쟁과 도발을 억제하는 데 있다며, 안보태세 확립을 주문했다"면서 "이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남북간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우리 정부가 결코 대화의 문을 닫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 3사는 통일부의 업무보고를 보도했는데, '흡수통일' 논란을 부르는 '통일 대비', '북한 변화 유도'를 비판하거나, 이런 기조가 이 대통령의 '대화'발언과 모순된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보도는 없었다.

SBS는 "업무보고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는 다소 온도차이가 있었다", "표현 하나하나를 둘러싼 의견차이로 자료배포가 예정보다 7시간이나 늦어지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고 상황을 보도했다.

KBS는 탈북단체가 제공한 영상을 내보내며 북한 체제가 흔들린다는 것에 힘을 실은 뒤 통일부의 계획을 자세히 전했다.
MBC는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SBS <北 주민 변화부터 유도>(김용태 기자)
MBC <北 주민 우선 정책>(허유신 기자)
KBS <"北 변화 유도…주민 우선 정책">(소현정 기자)

SBS <北 주민 변화부터 유도>(김용태 기자)는 "하지만 통일부와 외교부의 오늘(29일) 업무보고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 대통령의 발언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었다"면서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먼저 북한 주민들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보고가 있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통일부가 내년 업무보고 최우선 목표로 북한의 변화유도를 꼽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 주민들을 우선하는 대북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는데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 북한 주민을 북한 정권과 분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라고 보도하며 "전체적으로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렇다고 흡수통일을 준비하는 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며 "남북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보도는 "북한 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분리해 대응하는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을 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뒤 "북핵 문제는 6자회담 같은 대화로 접근하되, 대북정책의 급격한 선회는 없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늘 통일부 업무보고를 앞두고 남북관계와 국제정세의 민감성을 반영한 듯 표현 하나하나를 둘러싼 의견차이로 자료배포가 예정보다 7시간이나 늦어지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KBS <“北 변화 유도…주민 우선 정책”>(소현정 기자)
△ KBS <“北 변화 유도…주민 우선 정책”>(소현정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

KBS <"北 변화 유도…주민 우선 정책">(소현정 기자)은 "북한에서는 배급이 중단된 이후 시장이 확산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이 시장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탈북자들은 전한다"면서 "통일부 장관은 이런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통일부의 3대 정책 추진 목표'(북한의 바람직한 변화유도/바른 남북관계 정립/통일에 대비한 준비)를 화면으로 보여주고, "통일부는 내년 3대 정책 목표 중 제 1순위로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 유도를 설정했다"며 이는 "통일 준비보다도 앞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4대 추진전략에서 주민 우선 접근을 제시해 북한 정권보다 주민에 다가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통일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 인권법의 제정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북한 정권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어, 북한의 반발과 논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외교통상부도 한반도 평화 통일의 국제적 공감대 형성을 내년 업무목표로 보고했다"며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북핵 기조를 유지하면서, 6자 회담 재개를 통해 그랜드 바겐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MBC <北 주민 우선 정책>(허유신 기자)은 "현재 민간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 심리전단 살포는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일으켜 체제 위기를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왔는데 "(정부가)앞으로 이 같은 선전전을 강화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위해 먼저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 인권법'의 조속한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이 법이 시행되면 대북 인권단체는 물론, 대북 방송매체와 심리 전단 살포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도는 "이런 정책을 통해 비핵 평화, 대외 개방, 민생 우선 등의 방향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라면서 "정부는 이 같은 분위기로 볼 때 통일을 위한 재원확보가 시급하다고 보고 내년 상반기 안에 통일세에 관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6자회담 #남북대화 #이명박 #방송보도 #강경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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