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4일 피의자신분으로 서울서부지검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차명주식과 채권, 부동산, 유선방송 채널선정 사례비 등으로 최대 수천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조성해 사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캐물을 방침이다.
연합뉴스
한국은 세계 12대 경제대국이며 한국인의 미래 생활금고인 국민연금은 약 260조 원으로 세계 4위의 저명한 투자기관이 되어 있다.
한국은 60~70년 재형저축 자본주의를 거쳐 30여 년 간 부동산투기 자본주의를 겪었으며, 1998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펀드 및 투자 자본주의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 국민 약 1천 만 명이 펀드에 가입했고, 또 약 1천 만 명이 개인주식투자를 하고 있어 경제 활동 인구의 약 80%가 주식투자를 통해 생계와 노후대책 그리고 재산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일가의 '불법비리 백화점' 양상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 기업의 1대 주주 경영자 상당수가 회사 자산 수 천 억, 수 조 원을 간단없이 초등학생 자기 딸·아들에게 물려준다.
이는 명백한 주주 재산권 탈취요, 국가 세금 탈취임과 동시에 국가 법질서에 대한 무차별적 유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한다. 왜? 그렇게 해도 60여 년 동안 별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듯, 하루 삼시 세끼 밥 먹듯 그냥 하는 거다.
그것을 도와주는 최고의 로펌, 최고의 변호사가 있고 또 최고의 회계사, 최고의 세무사, 최고의 '아부꾼' 사장, 부사장, 전무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검찰 금융감독당국 등의 현직 관계자까지 나서서 1대 주주 경영자의 온갖 불법경영을 도와준다.
이로 인해 약 2천 만 일반 국민 소수 지분 투자자는 시작부터 매우 불리한 투자를 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 리스크는 북한이 아니라 재벌 지배구조"지난 1월 5일자 <매일경제신문> 인터뷰에 응한 세계적 투자회사 프랭클린템플턴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글로벌 투자자 기준으로 한국의 리스크는 북한이 아닌 한국 재벌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라고 단언한다.
나는 최근 세 차례에 걸쳐 투자 유치를 위해 토론토 국제투자자회의와 뉴욕 월스트리트를 연달아 방문했다. 세계 2위 노르웨이 GPF와 5위 캘퍼스의 앤 심슨 팀장을 비롯해 세계적인 투자기관의 책임자들을 직접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거의 대부분 한국경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고 또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꼭 사족처럼 걱정을 달았는데, 다름 아닌 한국 1대 주주 경영자들의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로 인해 투자한 기업의 자산이 불법적으로 가족 회사로 이전되는 데 대한 우려와 또 그것이 현실화될 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었다.
한국의 금융감독당국과 검찰 그리고 한국의 자산운용사나 기관투자자들이 전통적으로 이들 1대 주주 경영자들의 명백한 형법상 배임 및 횡령 행위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거나 무심한 것도 큰 불만 사항이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고, 한국 코스닥시장의 사기꾼들은 금융감독당국과 검찰의 거북이 걸음을 틈타 약 20년간 뛰거나 날며 난장판을 연출하고 있다. 2010년 대대적인 상장폐쇄조치로 30여 개사가 한꺼번에 퇴출됐는데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을 쥐게 된 피해자의 피해 총액은 수 조 원에 달한다. 거의 대부분 횡령, 배임, 주가조작이다. 인기 연예인 상당수가 이 판에 끼어 든 지 오래다.
이에 대해 한국의 정당이나 정치권은 어떠한가? 과거 진보정권 노무현정부의 사회 양극화와 삼성에 취한 태도 등을 통해 비추어 볼 때 한국 정치권의 한국 경제, 한국 기업가들의 양태에 대한 이해는 참으로 낮다.
서민들은 피땀 흘려 모은 자산,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