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말로만 "물가 잡겠다" … KBS "정부 나섰다" 띄우기
MBC, 'MB식' 물가 관리 문제점 지적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민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6일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 생필품 241개 중 90여개의 제품 가격이 바로 전 주와 대비해 상승했다(12월 28∼29일 기준). 설탕은 38.7%나 올랐다. 게다가 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이상기온으로 작황상태가 좋지 않아서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물가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등록금 동결, 물가감시 조직 신설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이런 대책들만으로 치솟는 물가를 막을 수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가 거시정책은 성장과 부양에 맞추어 놓고 말로만 '물가와의 전쟁' 운운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작년 금융위기가 끝난 후 금리를 차근차근 올려야 물가 급등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정부는 '성장'과 '수출'을 내세우며 고환율정책을 고집했고, 물가 안정을 책임져야할 한국은행이 정부 정책에 따라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몇몇 수출기업을 위해 서민경제에 물가인상 폭탄을 떠넘겼다는 것이다.
올해도 정부는 여전히 5% 경제성장을 내세우면서 상반기 예산의 60%를 조기집행 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거시적인 흐름은 그대로 둔 채 시장 가격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오히려 '억눌렸던 인플레 압력을 더 큰 파괴력으로 폭발하게 만들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6일 방송 3사는 관련내용을 보도했는데 차이가 있었다. MBC는 이른바 정부가 지정한 '집중관리품목'의 물가인상 실태를 전하며 이른바 'MB물가'의 한계를 지적했다. 앞서 5일 MBC는 '저금리정책'과 '경제성장 5%'를 추구하는 정부가 물가상승 요인을 오히려 방치한다는 보도를 내놨다.
SBS는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행정력을 동원한 인위적인 물가 억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KBS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며 정부의 노력을 상세히 언급했다. 정부 물가대책의 한계와 문제점은 언급되지 않았다.
MBC <'MB 물가' 절반이 올랐다>(이정은 기자)
<물가폭탄 터지나?>(전봉기 기자/1.5)
SBS <고삐 풀린 물가 "사놓고 보자">(홍순준 기자)
KBS <물가 고공 행진>(김시원 기자)
MBC <'MB 물가' 절반이 올랐다>(이정은 기자)는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취임 초기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 집중감시품목으로 지정했던 이른바 'MB물가'도 고삐가 풀렸다"고 전했다.
보도는 기자가 직접 장을 보며 급등한 물가 실태를 전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 출범 후 대통령 지시로 '집중 관리 품목'에 포함시킨 게 대부분이지만 가격은 크게 올랐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9%보다 더 오른 품목만 52개 중 25개로 나타났다"고 'MB물가'의 초라한 성적표를 보도했다. 또 "가격 변동이 적었던 건 공공요금 정도였고, 밀가루, 라면 등 네 가지 품목만 가격이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배춧값, 무값, 마늘값 하나하나만을 가지고 두더쥐잡기 식으로 두들기다 보니까 시장 기능을 왜곡시키고 물가는 잡히지 않는다"는 경영대 교수의 인터뷰를 싣고 "정부의 집중 감시에도 서민 생계에 직결되는 생활필수품 물가가 계속 뛰면서 물가 불안 심리는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는 앞서 5일 <물가폭탄 터지나?>(전봉기 기자)에서 "국제원자재 등 대외적인 요인도 문제겠지만 국내적으로도 물가를 부추기는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며 "경제성장을 위해 정부가 물가불안 요인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국제적인 유가상승을 전하면서 "해외요인에 크게 영향 받고 있기 때문에 주요 상품들의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가이드라인 제시 같은 방식은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임일섭 박사의 인터뷰를 실었다.
또 "임금 상승도 피할 수 없는 부담"이라면서 "특히 올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 5.1%만큼만 전체 산업의 임금이 오를 경우엔 물가는 무려 1.6%가 더 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경제성장 위해서 임금이나 공공요금 억제했던 것이 올해는 부메랑으로 다가와 물가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인터뷰를 싣고, "가장 확실한 물가억제책은 금리인상이지만 정부는 작년 경제성장을 위해 저금리정책을 고집했고 올해도 5% 고성장을 목표로 세우고 있어 이마저도 택하기 힘든 선택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SBS <고삐 풀린 물가 "사놓고 보자">(홍순준 기자)는 주요 생필품 값이 폭등하자 "미리 사놓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소비자원 조사결과 80개 주요 생필품 가운데 고무장갑과 밀가루, 두루마리 화장지 등 20개 품목이 1주일 전보다 가격이 최대 21%나 뛰었다"면서 "정부도 급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품목별 전담기구를 만들어 물가 감시에 나서고, 국토부도 뒤늦게 전세 값 대책마련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어 "행정력을 동원한 인위적인 물가 억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하고 "오는 1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여부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KBS <물가 고공 행진>(김시원 기자)는 "연초부터 뛰기 시작한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며 "대학 등록금과 전셋값, 생활필수품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기로 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소비자원 조사에서도 80여 개의 생필품 가운데 20개 값이 전 주보다 올랐다"면서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가 사실상 물가를 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요 대학들에 올해 등록금 인상 자제를 요청"했고, "국토부는 큰 폭으로 뛰고 있는 전셋값 대책을 마련"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본래의 임무가 아니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물가 감시 기구를 자처하며, 조직까지 개편했다", "금융통화위원회도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혀 향후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며 정부의 노력을 상세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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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물가 잡는 MB, 무조건 "잘한다"는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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