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이 전시장에 사진을 부착하고 있다.
최지용
조계사 일주문 바로 옆 공터에 자리잡은 전시장은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한 것이지만, 사방을 유리창으로 바꾸게 하고 흰색 페인트를 칠해 그럴 듯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전시장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밖에서 충분히 관람이 가능했다.
현재 전시장에는 4대강 공사 중에 파괴된 마애상과 낙동강의 비경들이 굴착기에 파헤쳐지기 전후 사진이 비교돼 전시되고 있다. 해가 지면 컨테이너 내부에서 사진 슬라이드 영상이 상영되고 외부에서 유리창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작품 대부분은 지율 스님이 낙동강 구석구석을 다니며 촬영한 사진들이다. 지율 스님은 지난해 11월 조계사 불교박물관 전시장인 '나무'에서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는 경북 상주 경천대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지율 스님은 "5.5평 밖에 안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컨테이너로 돼서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며 "이곳의 작품들이 어디로 가던 그 안에 담긴 4대강 사업의 진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또 "여러 환경단체들과 시민들이 2년 넘게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해 왔는데, 지금은 그 방향을 잃어 버렸다"라며 "운동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고, 이 전시는 그 고민 끝에 나온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지율 스님의 사진전은 오는 3월 4일까지 조계사 경내에서 계속되고 이후에는 시사만평 작가들의 전시와 4대강 사업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회도 열릴 예정이다.
박은선(31) 전시장 코디네이터는 "20~30대 젊은이들이 4대강을 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공간을 만들어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를 채우고 젊은이들과 교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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