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20명 노숙농성,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 무슨 일이?

김무성 원내대표 부산사무실 앞 농성...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라" 촉구

등록 2011.01.25 17:14수정 2011.01.2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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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마라. 새벽에 추워서 죽을 뻔했다. 그래도 지나는 시민들이 호의적이라 힘이 된다."

 

부산에 96년 만에 한파가 몰아닥친 가운데, 한나라당 부산시당과 김무성 원내대표 사무실 앞에서 밤새 노숙단식농성을 벌인 노동자들이 한 말이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24일 오후부터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소재 한나라당 부산시당 사무실 앞과 부산시 남구 용호1동 소재 김무성 의원 부산사무실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시당 앞에서는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을 비롯한 조합원 20명, 김무성 의원 사무실 앞에는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 6명이 밤을 보냈다. 이들은 천막도 없이 침낭 속에서 길거리에서 혹독한 겨울밤을 버티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대규모 정리해고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부산시당과 6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범시민대책위'를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며 노숙농성에 들어간 것.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24일 오후부터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철야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24일 오후부터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철야 노숙농성에 들어갔다.유장현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24일 오후부터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철야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 유장현

노동자들은 24일 오후 한나라당 시당과 김무성 의원 사무실에 들어가 농성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불발되었다. 이에 한나라당 시당 지도부와 김 의원 등의 면담을 요구하며 길거리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첫날 밤을 한나라당 시당 앞에서 지샌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최우영 사무장은 "어젯밤에 노숙농성을 하고 있으니, 한나라당 시당 관계자가 나와 위원장은 외국 출장 중이고, 부위원장은 서울에 있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면담이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밤새 농성하는 속에 특별한 마찰이나 항의는 없었다"면서 "조용히 하면서 농성하고 있다. 주민들은 걱정하는 분위기다. 유인물을 받아서 읽어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그런데 밤새 정말 추웠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의원 사무실 앞 길바닥에서 하룻밤을 지샌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문철상 지부장은 "시민들이 호의적이다. 길거리에서 자리를 깔고 앉아있거나 누워 있으니 안쓰러워 한다. 유인물을 보면서 우리의 주장을 이해한다"면서 "어떤 시민들은 커피를 가져와 주기도 한다. 힘들지만 그래도 버틴다"고 말했다.

 

문 지부장은 "밤새 특별한 일은 없었다. 오늘 아침에 사무실 직원 1명이 출근하기에 가서 유인물을 전달했다"면서 "한나라당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에 적극 나설 때까지 노숙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24일 오후부터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철야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24일 오후부터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철야 노숙농성에 들어갔다.유장현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은 정리해고 갈등을 빚고 있는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면서 24일 오후부터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철야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 유장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분쇄 결의대회" 26일 부산역 광장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24일부터 한나라당 부산지역 국회의원(17명) 사무실 앞 10곳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노동자들은 이날부터 부산시청 광장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부산광역시의회를 방문해 한진중공업 정상화와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전국 확대간부와 민주노총 영남권 간부들은 26일 오후 3시 부산역 광장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분쇄 결의대회"를 연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이날 집회에 전국에서 2500여 명이 모인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영도조선소까지 거리행진을 한다.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은 이날 집회에 참석하지 않고 영도조선소 안에서 투쟁을 벌인다.

2011.01.25 17:14ⓒ 2011 OhmyNews
#한진중공업 #한나라당 부산시당 #영도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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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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