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에서 조계산 장군봉 오르는 길
전용호
천년고찰을 품에 앉은 조계산2월 12일, 아직 겨울바람이 차다. 호남고속도로 승주 나들목을 나와 순천 선암사로 향한다. 북쪽에는 눈이 내린다더니 이곳은 날씨가 맑다. 선암사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오늘 산행할 조계산이 웅장하게 보인다. 조계산(曹溪山, 884m)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지만 산 자체로 별 특색이 없다. 아주 부드럽고 매끈한 산이다. 그래서 더욱 친근한 산이기도 하다.
조계산은 원래 서쪽 봉우리를 송광산, 동쪽 장군봉을 청량산이라 불렀는데, 고려시대 때 조계산으로 부르게 되었다. 산 아래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사찰인 승보사찰 조계총림 송광사와 천년고찰 태고총림 선암사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의 양대 종파의 사찰이 한 산 그늘 아래 있는 형국이다.
조계산에는 등산로가 여럿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길이 송광사에서 선암사로 넘어가는 길(8.7㎞, 3시간)이다. 굴목재를 넘어 중간쯤 보리밥집이 있으니 쉬었다 갈 수도 있다. 정상을 오르려면 선암사에서 오르는 길을 많이 찾는다. 선암사 뒤로 보이는 산이 정상인 장군봉이니 바로 오를 수 있다. 장군봉에서 능선을 타고 연산봉을 거쳐 송광사까지 가는 산길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