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굴 2~3개만 먹으면 오줌색이 우유 빛깔이여, 스테미너는 말할 필요도 없제."
조찬현
하지만 그곳에는 항상 위험만 있는 게 아니다. 뭍에서 느껴볼 수 없는 기쁨도 있다. 새로운 바다와 물속 세상을 만났을 때의 희열은 정말 대단하다. 어패류의 서식지를 최초로 발견했을 때의 횡재한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했다.
소나무 숲이 우거진 배알도 앞 망덕포구다. 망덕산을 향해 절하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배알도. 마을 사람들은 배알도를 망덕산에 낳은 뱀 알이 굴러가서 생겨난 섬, 뱀섬이라고 부른다.
24일 오전 9시 40분, 강굴채취를 위해 떠나는 운영호(선장 이성면, 4.38t)에 몸을 실었다. 섬진강은 봄빛이다. 희부연 안개 숲을 헤치며 배는 연어보다 빠르게 강물을 거슬러 오른다. 얼굴을 스쳐가는 섬진강의 강바람에 기분마저 들뜬다. 하얀 부표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경남 하동 땅, 왼쪽은 전남 광양이다.
아마 30여분쯤 달렸을까. 운영호는 진월면 돈탁마을 앞에서 멈추는가 싶더니 그곳에 닻을 내렸다. 섬진강 배위에서 보는 풍경이 남다른 감흥으로 다가온다. 드라마 <허준>의 마지막 장례행렬 장면을 촬영했던 경남 하동의 소나무 숲이 바로 건너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