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1.03.20 16:22수정 2011.03.20 16:22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섬진강 꽃 구경하러 먼 곳에서 손님이 왔습니다. 손님 덕분에 꽃구경 하러 지난 3월 17일 집을 나섰습니다. 이맘 때면 피는 산수유와 매화꽃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산수유가 유명한 구례 산동마을로 갔습니다. 그런데 산동마을 산수유는 아직 피지 않고 망울만 맺혀있습니다. 산동마을은 지대가 높아서 아랫마을보다 조금 늦게 산수유 꽃이 피는 것 같습니다.
아직 꽃은 피지 않았어도 손님들은 산수유 숲길을 즐겁게 걷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리산을 한눈에 바라볼수 있는 사성암으로 향했습니다. 사성암은 연기조사가 처음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 암자로 바위 사이에 박혀 있습니다. 바위를 뚫고 나온 듯한 '약사전'과 바위 위에 살짝 얹어 놓은 듯 단아한 '대웅전' 등 모든 구조물이 산과 하나되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원효대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가 수도한 곳이어서 사성암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사성암에 오르니 한눈에 펼쳐지는 섬진강과 구례읍내 그리고 지리산이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는 노고단은 물론 멀리 천왕봉까지 보입니다.
사성암에서 내려온 우리는 매화를 찾아 광양으로 향했습니다. 한참을 달려 매화마을에 도착하니, 볕이 잘 드는 쪽에는 벌써 매화가 활짝 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활짝 핀 매화를 구경하고 하동으로 향했습니다. 하동으로 가는 길에 강둑에 피어있는 산수유꽃을 만났습니다.
산수유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환호하고 있는 듯 합니다. 강물도 이에 응답하느라 무어라 속삭이는 듯 합니다. 그 속삭임을 알것도 같으면서 모르겠습니다. 이 봄 그들의 속삭임이 무엇인지 헤아려봐야할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악양 들판에 들렀습니다. 이 들은 박경리선생 소설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로 유명한 곳이지요. 그 넓고 풍요롭게 보이는 들판이 푸르러가고 있습니다. 우리네 가난한 가슴도 저 들처럼 푸르고 너른 가슴으로 넉넉해졌으면 좋겠습니다.
2011.03.20 16:22 | ⓒ 2011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