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질문하려 하자, 한나라당 구의원 집단 퇴장

대구 달서구 의회 임시회 파행으로 끝나... 김성태 의원 "지방자치정신 훼손"

등록 2011.03.22 19:10수정 2011.03.2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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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구 달서구의회 민주당 김성태(월성1.2동, 진천동) 의원

대구 달서구의회 민주당 김성태(월성1.2동, 진천동) 의원 ⓒ 조정훈

대구 달서구의회 민주당 김성태(월성1.2동, 진천동) 의원 ⓒ 조정훈

대구 달서구 의회 본회의에서 야당의원이 무상급식 실시에 대한 구정질문을 하려고 하자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무더기로 퇴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달서구의회 제18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김성태 민주당 의원이 구정질문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자 한나라당 소속 구의원 16명이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달서구 의원은 전체 24명으로 이중 보궐이 된 2명과 이날 출석하지 않은 1명을 제외한 21명의 구의원들 중에 16명이 퇴장하는 바람에 회의는 자동으로 중단됐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의원정족수 3분의 1 이상(8명)이 출석해야 회의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오전 11시 20분경 정회된 회의는 오후에도 열리지 않아 임시회 마지막날인 이날 김 의원의 구정질문은 자동으로 유예됐다.

 

김성태 의원이 이날 구정질문할 예정이었던 내용은 구청장이 향후 달서구 초등학교에 무상 급식실시 계획과 초등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 있는지, 구 전체가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어렵다면 저소득층이 많은 동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할 의향은 없는지 등을 밝혀달라는 것이었다.

 

김 의원은 2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구정질문은 사전에 한나라당 5명 의원의 동의를 구해 제출된 의사일정으로 구청장도 답변을 위해 참석한 상태였다"며 "적법한 절차에 의한 본회의 질문을 방해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방자치정신을 훼손하는 비열한 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또 "이번 사태는 달서구 의회에서 처음있는 일이며 사전에 구정질문에 동의한 한나라당의 의원들마저도 같은 당이라는 이유로 무책임한 행동에 동조한 것에 대해 비열함을 느낀다"고 말하고 앞으로 무상급식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무상급식과 관련한 질문을 방해하고 퇴장한 이유는 4·27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무상급식을 이슈화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기자와 통화한 한나라당 조아무개 의원은 임시회 이전 한나라당 의원들이 보궐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 관련 질문을 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궐선거 이후로 구정질문을 미뤄줄 것을 의장을 통해 김의원에게 요구했으나 김 의원이 이를 거절하자 한나라당 의원들 간 집단 퇴장에 대한 협의가 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달서구는 라 선거구(진천, 월성1·2동)와 마 선거구(상인1·3동)에서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으며 야당 단일후보로 확정된 이미경, 김찬일 후보가 뛰고 있다. 이에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부담을 느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구정질문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퇴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지방자치정신을 훼손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달서구민 앞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정략적 이유로 본회의장을 집단 이탈하여 구정질문을 방해한 한나라당에 대해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2011.03.22 19:10ⓒ 2011 OhmyNews
#달서구의회 #임시회 파행 #민주당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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