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주인공인 제 딸아이 모습입니다.
신광태
지금 고3인 딸아이는 공부하고는 참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위의 친한 친구라는 녀석들도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만 만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 녀석이 중3이 되던 해 3월 어느 날, 집사람이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았답니다.
"넌 어쩌면 딸애가 반장이 되었는데, 입 싹 닦니?""왓(What), 우리 딸이 반장이라고?" 담임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을 했더니, "어머님께서 전화 참 잘하셨습니다. 지금 잠깐만 학교에 다녀가시죠?"
왜 담임이 오라고 했는지 집사람은 충분히 짐작을 했습니다.
딸아이는 소위 잘 나간다 그룹(?)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반장을 하게 되었는지 나중에 안 일이지만, 딸 아이 또래의 친구들(껌 좀 씹는다는 아이들)이 친구 중에 소위 끝발 있는(반장) 애를 하나 만들어 놓으면 자신들의 1년이 편해 질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딸아이 모르게 전체 반 아이들에게 무언의 압력을 넣어 90% 이상의 득표을 얻게 해 반장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담임이 한숨을 쉬며, "어머님 이번에 영은이가 반장이 된 것 들으셨죠? 전체 반 아이들을 불량하게 만들까 걱정입니다. 집에서 교육 좀 잘 시켜주세요."
술 한잔 하자는 동료직원의 제안도 단호히 거절하고 조기 퇴근해 저녁식사 자리에 딸아이와 마주하고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혹시, 아빠한테 깜박하고 하지 못한 말 있니?""아니. 왜?""너 반장됐니?""어떻게 알았어? 근데 나 반장 안 한다고 선생님한테 낼 말할 거야.""그러지마! 잘했어. 아빠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녀석은 제가 생각해도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아빠! 절대로 누구한테도 나 반장되었다는 말 하지 마!"부탁이 아니라 협박에 가까운 말입니다.
내 아이가 달라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