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향하는 용틀임,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논개의 의기가 담긴 천연기념물 제397호 '장수 의암송'

등록 2011.04.08 11:37수정 2011.04.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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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송 장수군청 청사 현관 앞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397호 '장수 의암송'.
의암송장수군청 청사 현관 앞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397호 '장수 의암송'.하주성

의녀 주논개가 심었다고도 하고, 남편인 최경희가 심었다고도 전하는 소나무. 수령은 약 500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397호인 '장수 의암송(義岩松)'은 전북 장수군청 청사 입구 앞에 있다. 2일 장수군을 답사하면서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바로 의암송이 있는 장수군청이었다.

장수군청 청사 현관 앞에 서 있는 의암송. 1593년 6월 임진왜란 때 남편인 최경희를 따라 경남 진주로 간 논개. 왜군과의 전투에서 최경희와 7만 민관군이 모두 전사하자 기녀로 신분을 속이고 왜장들의 승전연에 참석한다. 그곳에서 왜장 '게야무라 후미스케'를 끌어안고 남강으로 몸을 던져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옹이 나무 줄기에는 사람 머리통만 한 옹이가 튀어나와 있다.
옹이나무 줄기에는 사람 머리통만 한 옹이가 튀어나와 있다.하주성

줄기 가슴높이의 나무 둘레는 3.2m 정도이다. 지상에서 2m 정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줄기가슴높이의 나무 둘레는 3.2m 정도이다. 지상에서 2m 정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하주성

이때 논개가 남강으로 몸을 던진, 촉석루 아래의 바위를 '의암(義岩)'이라 부르는데, 그 이름을 따서 의암송이라고 부른다. 이 의암송은 1500년대 후반쯤에 장수현감이던 최경희가 심었다고도 하고 논개가 심었다고도 한다. 누가 심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나무에 얽힌 뜻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 나무를 장수군민들은 장수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섬기고 있다.

이 소나무에는 논개의 의로운 정기가 깃들어 있다고 하며, 논개의 절개를 상징한다고 한다. 하기에 장수군민들은 이 나무를 신성시한다. 현재 나무가 서 있는 곳은 옛날 장수현의 관아였다. 사실 이곳에서 자라고 있는 의암송을 논개가 심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주논개를 기리는 뜻에서 '의암송'이라고 부른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무엇이라 할 수가 없다.

뒤틀림 마치 용이 승천하듯 밑동서부터 뒤틀리며 자랐다.
뒤틀림마치 용이 승천하듯 밑동서부터 뒤틀리며 자랐다.하주성

가지 갈라진 가지에서 위쪽으로, 잔가지들이 자라 우산처럼 퍼져 있다.
가지갈라진 가지에서 위쪽으로, 잔가지들이 자라 우산처럼 퍼져 있다.하주성

춤추는 가지 마치 용이 승천을 하듯 가지가 구부러져 있다.
춤추는 가지마치 용이 승천을 하듯 가지가 구부러져 있다.하주성

하늘로 오르고 싶은 논개의 의기인가 

장수군청으로 마음 급하게 찾아갔다. 현관 앞에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는 천연기념물 의암송. 아래서 한 줄기가 올라오다가 지상으로부터 2m 정도 지점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다. 줄기는 시계방향으로 뒤틀어져 나선형을 이루고 있다.

나무의 전체 높이는 그리 높지 않다. 9m 정도의 높이에 가슴 높이의 둘레는 3.2m 정도이다. 두 개의 큰 가지가 남북 방향으로 발달되어 있는데, 북쪽 가지의 직경은 80㎝이고 남쪽 가지의 직경은 50㎝정도이다. 그 위로 줄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져 마치 우산형과 같은 수관을 이루고 있다.  


이 나무를 주논개가 1592년에 심었다고 이야기하는 장수 주민들도 있다. 아마도 이 나무로 논개의 의로움을 상징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런 마음이 있기에 이 의암송이 더욱 당당해 보인다.

의암송 논개가 심었다고 전하는 의암송. 논개의 상징이자 그 기상이 깃들었다고 한다.
의암송논개가 심었다고 전하는 의암송. 논개의 상징이자 그 기상이 깃들었다고 한다.하주성

의암송은 마치 승천하려는 용과 같은 형태이다. 연륜이 지나 껍질은 갈라지고, 한편에는 사람 머리만한 옹이도 보인다. 줄기의 뒤틀어진 모습은 말로 형용하기가 어렵다.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자라났을까? 자연의 오묘함에 감탄한다. 연신 속으로 '멋지다'라는 말만 해댄다. 정말로 그 안에 알지 못하는 기운이 가득한 것만 같다.


한 가지는 청사 쪽을 바라고, 또 한 가지는 중간에서 방향을 바꾸어 구부러졌다. 곡예를 하듯 자라고 있는 장수 의암송. 아마도 저 두 가지에 주논개와 남편 최경희의 마음을 담아낸 것은 아니었을까? 의암송 곁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의암송 #천연기념물 #기상 #장수 #주논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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