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항선 그린웨이 분수대 조감도
이윤기
좁은 그린웨이 숲길과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분수대'
임항선 그린웨이는 광장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길입니다. 길은 길인데 삭막한 아스팔트 옆으로 꽃과 나무와 풀이 있는 숲길을 만들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작 1km에 불과한 이곳에 분수대를 두 곳이나 설치한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분수대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광장에 설치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임항선 그린웨이 구간에 분수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형물입니다. 아울러 현재 만들어놓은 대부분의 분수들도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가동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미 만들어놓은 분수대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전체 공사비에 절반 가까운 돈을 들여 분수대를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배보다 큰 배꼽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백번 양보하여 8억 원을 쏟아부어 그냥 분수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현재 계획하고 있는 분수는 디자인도 문제입니다. 계획하고 있는 분수는 통합창원시의 화합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합니다.
통합창원시 지도를 본뜬 수조, 옛 마산, 창원, 진해를 상징하는 세 개의 기둥(통합을 환영하는 시민을 상징), 항구를 형상화하였다고 하는 좌대, 그리고 정말 어울리지 않는 배 한 척이 그 위에 놓여 있습니다.
조감도에 있는 설명에는 배를 형상화하여 항구도시 창원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하였지만, 배를 형상화한 것이 아니라 그냥 배 한 척이 올라가 있는 모습입니다. 옛 마산-통영 간 국도변 휴게소에 있는 것과 비슷한 조형물이지요. 그러나 지나치게 직접적으로 표현한 분수대는 차마 디자인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하였습니다.
아무리 조감도를 들여다봐도 꼭대기에 있는 배 모양은 정말 촌스럽습니다. 행정구역 통합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도시 곳곳에 설치해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이렇게 촌스러운 조형물을 8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들여 통합의 상징물로 설치하겠다는 것도 기가 막히는 일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