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사우루스(영화 "쥬라기공원"중에서)티라노사우루스가 자동차 타이어를 물어뜯고 있다.
쥬라기공원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쥬라기 공원>의 한 장면이다.
지금 보지도 만지지도 못하는 괴상한 물질 방사능에, 경제대국이면서 과학대국인 일본정부가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고, 당연히 생전 처음 접하는 일본 국민은 방사능이란 괴물 앞에서 벌벌 떨고 있으며, 혹시나 자국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전지구가 노심초사 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과 일본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비슷한 점이 많다. 먼저 최첨단 과학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쥬라기공원은 호박 속 공룡의 유전자를 찾아내 15종의 공룡을 복원, 거대한 인공 공룡 동물원을 만들었으며, 일본 원자력 발전소는 강제 핵분열을 일으켜 자연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인공 물질을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사고의 원인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쥬라기공원의 공룡들이 통제력을 벗어나 공원 전체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은, 파충류는 환경에 따라 암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예상치 못해 발생했다. 즉 암공룡의 알을 인공부화로 공룡의 개체수를 조절했는데, 공룡들은 스스로 수놈이 암놈으로 변해 공원 한 귀퉁이에서 알을 품었던 것이다. 물론, 공원 관리소 직원도 모르게. 일본 원자력 발전소는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아무도 예상치 못한 거대한 쓰나미로 인해 발생했다.
쥬라기공원에서 진정 말하고 싶었던 카오스 이론 쥬리기공원을 보는 것과 읽는 것에는 많이 차이가 있다. 쥬라기공원을 보는 것, 즉 영화는 다양한 공룡들이 머나먼 과거, 즉 쥬라기 시대에서 환생한 것 같은 볼거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영화의 원작인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쥬라기 공원"의 이야기를 이끄는 씨줄은 카오스 이론이며, 그 끝의 날줄에 매달려 공룡들이 날뛰는 구조다.
그렇다면 쥬라기 공원의 씨줄, 즉 줄거리를 이끄는 카오스 이론이란 무엇인가. 이를 가장 쉽게 표현한 단어가 나비효과다. 북경에서 나비의 날갯짓이 워싱턴에서 폭풍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기예보의 원리를 살펴보면 된다.
일기예보는 관측-분석-예측이란 단계를 거쳐 나온다. 현재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분석하여, 앞으로의 날씨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다. 일기예보는, 어감에도 묻어있듯이 불확실성을 내포한다. 확실하다면 예보란 용어를 쓰지 않고, 확보란 말을 썼을 것이다. 일기예보에 존재하는 불확실성의 원인은 분석도 예보기술의 한계 탓도 아니다. 바로 관측의 한계에 있다.
예를 들어, 지구 수평 1m× 연직 1m 간격으로 완벽한 관측망을 구축하였다고 해도(현실적으로 불가능 하지만), 일기예보는 틀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1m의 입방체로 관측 망을 구성하였다고 해도,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나비의 날갯짓 등- 일들을 모두 관측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cm 간격으로 관측망을 구축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즉, 과학은 완벽한 실험실(가설)에서만 진실이 존재하고, 자연계에서는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