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은 덕을 쌓고, 손학규는 주홍글씨 지워야"

[10만인클럽 특강] 문용식 나우콤 대표... "한국사회 바꾸는데 기여할 것"

등록 2011.04.24 16:18수정 2011.04.2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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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가 21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SNS 시대, 2012년 총선-대선 감상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가 21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SNS 시대, 2012년 총선-대선 감상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유성호

"뉴미디어는 그저 중립적인 기술, 플랫폼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수는  결코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뉴미디어의 여론은 공감할 때 결집한다. 여건은 중립적이지만 현재 보수와 진보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다르다. 보수는 대중의 다수,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펴지 않고, 자본과 권력을 위하기 때문에 공감을 일으키지 못한다. 진보가 훨씬 유리한 생태계다."

문용식(52) 나우콤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모바일로 대변되는 새로운 미디어(뉴미디어) 환경에서 진보 진영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는 '뉴미디어도 자본을 앞세운 보수가 장악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문에 "보수 언론이 종합편성체널에 진출하고 정권이 공중파를 다 장악해도 뉴미디어는 잡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역사상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조직을 만들 수 있는 무기가 주워졌다"라며 "이것이 촛불집회 3주년을 맞는 현재의 뉴미디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43번째 '10만인클럽 특강'이 열렸다. 'SNS 시대, 2012년 총선-대선 감상법'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은 문 대표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자유롭게 대화하는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됐다.

"모바일 영향력, 인터넷의 10배"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의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의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 책을 소개하고 있다.유성호
오연호 대표는 문 대표를 소개하면서 한 권의 책을 꺼내 들었다. 2010년 출간 된 <꾸준함을 이길 그 어떤 재주도 없다>라는 문 대표의 저서다. 지난 20년 동안의 기업 생활과 삶의 이야기를 한 데 묶었다. 책 제목은 그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그는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약 한달 반 동안 감옥에 있는 동안 이 책을 구상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아프리카'의 저작권 문제로 구속됐지만, 촛불집회 생중계를 제공했다는 괘씸죄로 탄압을 받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시 감옥에 다녀온 것은 결과적으로 그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문 대표는 "대표가 감옥에 갔다고 온갖 방송, 뉴스에 나오니까 사람들의 관심이 늘었다"며 "그 후로 사이트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어찌 보면 MB정부에 고마워 할 일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로 그의 구속 이후 유명세를 탄 '아프리카'는 흑자 경영으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트위터 상에서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됐다. 이마트에서 피자를 아주 낮은 가격에 판매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정 부회장과 트위터에서 벌인 '상생' 논쟁은 문 대표의 성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오는 27일 벌어지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도 그는 신문 지면에 올랐다. 선거가 벌어지는 분당 지역 거주 직원들에게 4시간 정도 유급휴가를 주겠다고 한 것이다. 이 일로 그는 '개념 찬 사장'이란 별명을 얻었고 그의 회사도 '개념 찬 회사'가 됐다. 그가 발화선이 된 '투표 독려'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원들의 출근 시간을 늦추는 등 각계로 퍼져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이지만 문 대표의 전공분야는 누가 뭐래도 '뉴미디어' 분야다. 전화선을 꽂아 푸른 화면으로 연결됐던 '나우누리'부터, 모바일로 영상을 중계하고 시청하는 '아프리카'까지, 뉴미디어가 1990년대 PC통신을 거쳐 유선 인터넷과 무선인터넷 시장을 지나 모바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그는 언제나 앞서 있었다.

문 대표가 바라보는 '뉴미디어'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그는 "모바일은 유선 인터넷이 사회에 미친 영향에 10배가 넘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그런 모바일 플랫폼에 구축된 SNS는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우리는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온-오프가 결합된 시위를 벌였다. 가장 주요했던 것은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으로 무장한 누리꾼 부대가 등장한 것이다. 바로 뉴미디어가 미치는 영향력이다. 아고라에 모여서 정보를 교환하고 의제를 설정한다. 그리고 직접 시위에 참여하지 못해도 '아프리카'에서 생중계를 보며 함께해 시위를 증폭시킨다. 그 후 수많은 블로그와 미니홈피, 카페에서 가느다란 실핏줄처럼 퍼트린다.

이것이 3년 전에 형성된 뉴미디어 생태계다. 여기에 최근에는 모바일이 결합했다. 모바일이 사회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유선 인터넷이 미친 것에 10배 정도로 예측된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더욱 영향력을 발휘한다. 현재도 보수언론 등이 장악하고 있는 올드미디어의 영향력은 막강하지만 이에 충분히 맞설 수 있게 됐다."

"노무현은 뉴미디어에 맞는 후보였다"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가 21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SNS 시대, 2012년 총선-대선 감상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가 21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SNS 시대, 2012년 총선-대선 감상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유성호

문 대표는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뉴미디어가 "대중적 공감을 일으키는 공간"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오연호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존의 보수 언론과 트위터 등 뉴미디어 세력이 맞부딪쳤다.  당시는 뉴미디어가 주류 미디어의 힘을 상쇄시키며 진보진영이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어떨까?"

문용식 "올드미디어에 친화적인 세력은 거기에 적극적으로 힘을 받는 보수세력이다. 또는 퇴행적인 극우세력이다. 대한민국의 분단 구조에 기생해 있는, 역사상 있어서는 안 되고 소멸되어야 하는 주류세력과 올드미디어가 결합해 뉴미디어와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뉴미디어의 힘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는 보수 언론인 <워싱턴 포스트>보다 <허핑턴 포스트>(인터넷매체)가 매체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SNS 플랫폼 안의 누리꾼들은 단순한 뉴스 소비자가 아닌 생산적이고 참여적인 소비자이기 때문에 수동적 소비자들을 앞서갈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총선이나 대선에서 뉴미디어가 지향하는 진보가 손쉽게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후보를 잘 뽑아야 한다. 2002년에 노무현 대통령을 인터넷 대통령이라고 했지 않나? 2007년에는 인터넷 문화가 더 발전되었는데 왜 힘을 못 폈느냐고 되묻는다. 그때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인터넷이라는 뉴미디어에 맞는 후보였다. 그 새로운 공간에서 공감을 일으키는 후보냐의 문제다."

그는 이어 "진보개혁 세력은 똘똘 뭉쳐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반MB 정서만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 박근혜 또한 반MB의 대체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벌·대기업·기득권만 잘 살고 영세상인·대학생·서민은 더욱 힘들어지는 승자독식 사회에서 함께 사는 사회로 '발전 틀'을 바꿔야 한다"며 "항공모함이 항로를 바꾸려면 한 번에 못 한다. 2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지금부터 정면 승부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시민은 덕을 쌓고, 손학규는 주홍글씨 지워야"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유성호

 21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SNS 시대, 10만인클럽 특강'에서 참석자들이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의 대담을 지켜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21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SNS 시대, 10만인클럽 특강'에서 참석자들이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의 대담을 지켜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유성호

이날 강연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문 대표의 정치 진출 여부였다. 대학시절부터 뼛속 깊은 운동권으로, 윤리적이면서도 성공한 기업인으로, 그는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그의 행보는 더욱 주목 받는다. 오 대표도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문 대표는 "한국사회 발전의 틀을 바꾸는 데 기여하겠다"는 말로 자신의 의사를 대신했다.

"저서를 보니 하나의 일을 10년은 진득하게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사원으로 10년, 사장으로 10년을 기업에서 보냈는데 그 이후의 10년이 궁금하다. 한 신문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사가 났다."

"진심을 담아 이야기 하겠다. 지금까지 인생 1막과 2막을 살았다. 1막은 20대 죽을 각오로 민주화 운동 한 거다. 인생 2막은 나우콤에서 보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가장 성공한 회사는 아니지만 위기가 왔을 때 가장 위기에 강한 조직 문화와 내성을 갖춘 회사가 됐다고 자부한다. 이제 인생 3막을 살 텐데, 앞서 말한 한국 사회의 발전 틀을 바꾸는 데 기여할 생각으로 인생 3막을 살까 고민 중이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형식을 빌려 여러분에게 그 고민을 밝힐 시간이 오리라고 생각한다."

그의 말이 끝나자 일부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반기기도 했다. 그는 최근 논의되는 다양한 방식의 야권연대에 대해 "연대와 후보 단일화를 정치인들에게 그냥 맡겨놓으면 안 된다"며 "국민이 스스로 조직화 돼 정당을 압박해서 경선 시스템을 짜거나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힘이 조직화 되지 않으면 연대는 어렵고,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주목 받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서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둘 다 야권의 지도자인데 기업인이 장단점을 논할 수 있겠나. 다만 방향에 첨언은 할 수 있다. 동년배 친구로 유시민 대표는 지금까지 정치인 중에 가장 똑똑한,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만 더 하면 된다. 국민들에게 덕을 쌓는 것. 덕만 쌓으면 큰일을 할 수 있다. 머리 좋은 것은 다 아니까. 국민들로 신망과 덕만 쌓으면 된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오신 분이잖나? 일종의 주홍글씨가 있다. 개혁과 진보에 대한 진정성으로 핵심 지지층의 열망을 북돋아 내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면 중산층이 손학규의 지지층으로 따라올 거라고 본다."

이어 문 대표는 최근 진보개혁 진영에서 목소리를 높여가는 조국 서울대 교수에 대해 "누구를 앞세워서, 대신해서 자신의 의지와 열망을 반영시켜 정치를 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라며 "직접 해야 한다. 지금은 선을 긋고 있지만 할 때는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꽃가마를 태워서 모셔가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높은 목표를 가지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1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SNS 시대, 2012년 총선-대선 감상법'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문용식 나우콤(아프리카TV) 대표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21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10만인클럽 특강'에서 ''SNS 시대, 2012년 총선-대선 감상법'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유성호
#10만인클럽 #문용식 #나우콤 #손학규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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