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햇살'이라는 뜻을 가진 충남 논산시 강경(江景)읍. 이곳에 있는 13살 어린이들은 동네 어귀 '금강의 따뜻한 햇살'도 보지 못한 채 날마다 오후 8시까지 야간 보충수업을 받고 있었다.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뽑아내려는 어른들의 강경(强硬)한 욕심 때문이다.
18일 오후 7시 50분. 이 지역 ㅅ초 본관 2층에 있는 6학년 1반과 옆에 붙은 특별교실엔 형광등 불빛이 흔들렸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6학년 교실에서는 영어수업을, 특별실에서는 국어수업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학교에서 채용한 강사들이 야간 수업을 벌이는 것이다. 책상에 머리를 쳐 박고 자는 학생, 일어서서 돌아다니는 학생이 보였다. 이 학교 6학년생 30명 전원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창의경영'이 야간 보충수업?
"국가에서 돈을 대준다고 의무적으로 해야 한대요. 6교시 끝나고 집에 가고 싶지만 빠지면 절대 안 된대요."
이날 오후 8시 10분 '고단한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던 6학년 남자 학생의 말이다. '강제' 보충수업을 마친 학생 25명(5명은 교사들이 태워다 줌)은 깜깜한 학교 앞 신작로를 고함을 치며 내달렸다. "악~" 하는 여학생들의 비명소리도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