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로 진행된 표결에서 민주당(성시열, 오안영, 조철기, 안장헌, 윤금이, 김영애) 소속 6명의 의원들은 전원 찬성했다. 반면 한나라당(김응규, 여운영, 현인배, 심상복)과 자유선진당(전남수, 김진구, 이기애) 소속 의원은 모두 반대했다.
표결을 마치고 찬·반 의원들 간 격한 감정대립이 벌어져 고성이 오가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윤금이 의원(민주당)은 "바로 어제 상임위에서 통과된 안건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가 있는가. 시민들이 이렇게 일관성 없는 시의회를 어떻게 신뢰하겠냐"며 항의했다.
조철기 의원(민주당)은 "상임위원장(김진구 의원)이 조례안을 상정하며 '상임위에서 안건을 심도 깊게 논의했으니 원안 가결해 주기 바란다'고 말하고 나서, 어떻게 정작 본인은 말과 행동이 다르게 반대를 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진구 의원(자유선진당)은 "그것(원안 가결해 달라고 발언한 것)은 위원장으로서 안건상정을 위해 한 말이고, 표결은 개인 의견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후에도 회의장 안팎에서 찬·반 의원들 간 격론이 오갔으나 쌍방의 확연한 입장 차이만 재확인됐다.
시민단체연대 비난성명, 아산시의회 사죄 촉구
"참여예산제 조례안을 부결시킨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아산시의회 의원들은 아산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조례안을 즉각 심의해 통과시켜라."
아산시민모임, 아산YMCA, 천안아산경실련, 아산농민회,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8개 정당 및 사회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산시의회에 의해서 또다시 좌절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참여예산제는 시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치단체 예산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제도로 외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04년부터 조례가 만들어지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조례가 제정된 곳이 102곳에 이른다"며 "이미 보수와 진보를 떠나 지방자치제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 상식이 되고 있는 제도인데 아산시의회의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러한 보편적 제도조차도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의 조례안 반대는 아산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아산시가 지난 3월에 진행한 참여예산학교는 당초 100명을 선발해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3일 만에 신청자가 100명을 넘어 결국 157명이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0명이 넘는 시민들이 총 5강 중 4강 이상 청강했고, 이들 중 추첨을 통해 참여예산위원회를 선발했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아산시 예산에 대한 시민적 관심을 시민들의 대의기관인 아산시의회가 제도를 통해 끌어안아야 함에도, 오히려 찬물을 끼얹고 지방자치를 후퇴시키는 것은 의회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일부 의원들이 참여예산제 시행이 준비가 부족하고 의회의 권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참여예산제는 이미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수 년 전부터 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면서 주장해 오는 등 여론을 만들어 왔다. 오히려 아산시의회가 준비가 부족해 시민참여를 거부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참여예산제는 아산시 예산 편성과정에서 참여하는 것으로 의회의 심의, 의결권을 침해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아산시 예산이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편성된다면, 시의회의 심의와 의결은 더욱 힘을 얻게 되는 것"이라며 아산시의회의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아산참여예산네트워크는 성명서를 통해 "이미 참여예산위원들이 선출돼 5월부터 운영에 들어가야 하는데 조례가 부결돼 참여기회조차 기약할 수 없게 됐다"며 "아산시의회는 이제라도 참여예산제 조례안 부결에 대해 아산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빠른 시일 내에 조례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시사신문>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4.27 10:49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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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주민참여예산제 상임위 '통과' 본회의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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