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 사살 당시의 상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설명이 하루 만에 바뀌었다. 알려진 것과 달리, 빈 라덴이 사살될 때 비무장 상태였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미군의 작전 당시 빈 라덴이 무장하고 있었다고 한 미국 정부 관리들의 발언을 3일(현지 시각, 이하 동일) 정정했다고 보도했다.
카니 대변인은 빈 라덴의 은신처에 침투한 미군이 건물 1층에서 여성 1명을 비롯한 3명을 사살했으며 "빈 라덴과 그의 가족들은 2층과 3층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건물 3층의) 빈 라덴이 있던 방에서 여성(빈 라덴의 아내)이 미군에게 달려들다가 다리에 총을 맞았다. 그렇지만 죽지는 않았다. 그 후 (미군은) 빈 라덴을 사살했다. 빈 라덴은 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카니 대변인은 빈 라덴이 체포에 저항했다면서도 "저항하는 데 총기가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중요한 건 빈 라덴이 체포 작전에 맞서 저항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저항했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애초부터 빈 라덴 체포가 아니라 사살에 초점을 맞추고 작전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제법 전문가 사이에서는 '빈 라덴을 죽이기 전에 먼저 법정에 세웠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관련 기사 : 빈 라덴, 죽기 전 법의 심판 받았어야 했다?).
카니 대변인의 이러한 설명은 전날(2일)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 담당 보좌관이 밝힌 내용을 뒤집는 것이다. 존 브레넌 보좌관은 빈 라덴이 무기를 지니고 있었으며 총격전이 벌어졌고, 빈 라덴의 아내도 작전 당시 사살됐다고 믿는다고 말했었다.
또한 빈 라덴이 자신의 아내를 이른바 '인간 방패'로 활용했는지도 불확실해 보인다. 존 브레넌 보좌관은 2일, 빈 라덴이 여성을 '인간 방패'로 내세우고 그 뒤에 숨었으며 이 여성은 빈 라덴의 아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카니 대변인이 '인간 방패' 역할을 하다 숨졌다는 여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3일 백악관이 빈 라덴과 같은 방에 있던 여성에 대해 밝힌 핵심 내용은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빈 라덴 사살 작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현장 상황에 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미국 관리들의 설명도 바뀌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존 브레넌 보좌관은 2일, 빈 라덴 사살 작전 당시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리온 파네타 CIA 국장은 3일 PBS <뉴스아워>와 한 인터뷰에서 미군이 빈 라덴 은신처로 진입한 후 "거의 20~25분 동안 우리는 정확히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몰랐다"며 "(현장) 정보를 기다리는 동안 매우 긴장된 순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리온 파네타 국장은 "그러나 마침내 (윌리엄) 맥레이븐 특수작전사령관이 돌아와 '제로니모(Geronimo)'를 들었다고 말했다"며 "제로니모는 빈 라덴을 잡았다는 걸 뜻하는 암호"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011.05.04 09:46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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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뒤집은 미국 "빈 라덴, 피살 당시 비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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