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장에서......
이명화
낮부터 해질 때까지 백운슬랩 등반으로 기진맥진해졌지만, 막상 해냈다는 뿌듯함 때문일까 펄펄 넘치는 기력으로 저녁을 맞았고 어둠이 찾아드는 야영장, 나무아래 자리를 펴놓고 도란도란 모여 앉았다.
한쪽에선 밥이 익어가고 다른 한쪽에선 고기가 익어가고 김치찌개 냄새와 함께 맛난 냄새들이 솔솔 난다. 너도 나도 한두 가지씩 과일이나 간식을 가지고 온 것을 내놓는다. 등반하느라 젖 먹던 힘까지 다 동원돼 홀쭉해질 대로 홀쭉해진 뱃속을 채운다. 누군가 소리친다.
"밥~탄다~~!"
고기야 과일이야 이것저것 먼저 먹어 배부른 우리는 밥까지 먹을 수 있을까도 생각했지만 괜한 염려였다. 모두가 김치찌개로 밥을 한 그릇씩 뚝딱하고 나서야 수저를 든 손이 느슨해졌다. 오늘은 또 학생장 생일이란다. 미리 준비해 온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모두 모여 축하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