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덕산으로 가는 표지석 이 길을 따라가면 시비가 있는 명덕산으로 오르게 된다
김학섭
명덕산은 보령시 주산면 심곡리 작은 샘실골에 위치해 있는 산이다. 고산이라고 하기에는 체형이 작고 야산이라고 하기에는 체형이 큰 산이다. 명덕산에서 바라보는 배창산, 주령산, 양강산은 희뿌연 운무에 싸인 채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샘실골은 아늑한 풍경을 연출한다. 사람이 찾지 않는 명덕산에는 아침부터 산새소리만 나그네를 반긴다.
충주 보령댐을 지나 벚꽃나무 길을 따라 가노라면 작은 샘실골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그 길 앞에 시와 숲길 공원의 커다란 표지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모내기가 시작되지 않은 논에는 풋풋한 흙내가 도시인의 찌들은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한다. 그 길을 따라 오백미터쯤 가면 명덕산으로 오르는 길목이 나타난다.
명덕산 밑으로 몇 채의 농촌 가옥이 보이지만 아직은 농사철이 아니어서 그런지 조용하다. 천하대장군의 키가 큰 몸집을 자랑하는 장승을 뒤로하고 오월의 싱그러운 숲길을 따라 계속 산쪽으로 걸어간다. 산 밑에 당도하니 본격적으로 산행을 알려주는 시와 숲길의 안내 석이 눈에 들어온다. 세심대를 비롯해 분향단, 제위보, 보령민요바위 애국동산이 차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윽고 산길을 따라 오르니 싱그러운 오월의 숲 속에서 풋풋한 냄새가 난다. 꾀꼬리의 낭랑한 음성이 이채롭다. 이름 모를 산세들이 나그네를 제일 먼저 반가워한다. 산은 적적할 만큼 조용하다. 아직 사람들이 이곳을 모르는 탓일까. 호젓한 산길을 혼자 오르려니 한결 마음이 여유롭다. 싱그러운 공기에 취한다. 안개가 걷히자 녹색의 짙은 숲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