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군기지에서도 맹독성 발암물질 검출

민노당 홍희덕 의원 "맹독성 발암물질 TCE와 PCE 확인"

등록 2011.05.26 19:53수정 2011.05.2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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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마켓 지하수 오염 현황 및 흐름도<자료출처ㆍ환경공단 캠프마켓 환경조사서>
캠프마켓 지하수 오염 현황 및 흐름도<자료출처ㆍ환경공단 캠프마켓 환경조사서>한만송
캠프마켓 지하수 오염 현황 및 흐름도<자료출처ㆍ환경공단 캠프마켓 환경조사서> ⓒ 한만송


고엽제 매립 의혹이 있는 경북 칠곡 미군기지(캠프캐럴)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이 기준치의 30배가 넘게 검출됐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에서도 맹독성 발암물질이 검출됐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이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에서 2009년 수행한 캠프마켓 '2단계 환경기초조사' 결과를 검토한 결과, 캠프캐럴에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맹독성 발암물질 트리클로로에틸렌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트리클로로에틸렌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은 공업용 용매로 섬유나 금속 세척, 반도체 이물질 제거에 쓰인다. 백혈병, 림프종, 뇌질환, 간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다.

 

2단계 기초조사인 토양과 지하수 오염조사 결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 벤젠,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은 캠프마켓 기지의 북쪽 측면 2개 지점에서,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은 동쪽 측면 1개 지점에서 검출됐다.

 

당시 오염기준으로 생활용수 기준(트리클로로에틸렌 0.003mg/L, 테트라클로로에틸렌 0.02mg/L)을 적용했으나 구체적 수치는 이 요약 보고서에서 명시돼있지 않았다. 환경공단은 트리클로로에틸렌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에 대해서 만큼은 "명확한 원인자를 규명하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캠프마켓 안에는 유류탱크 수십개가 관찰되고 있다. <부평신문 자료사진>
캠프마켓 안에는 유류탱크 수십개가 관찰되고 있다. <부평신문 자료사진>한만송
캠프마켓 안에는 유류탱크 수십개가 관찰되고 있다. <부평신문 자료사진> ⓒ 한만송

홍 의원실 관계자는 "환경공단 보고서는 토양과 수질 오염 등에 초점이 맞춰져, 벤젠, 카드뮴 등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이 같은 사실이 간과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환경공단은 토양과 지하수 오염 등은 한국군 부대인 옛 68경차부대 운영에 따른 오염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환경오염 원인을 미군기지와는 선을 그었다.

 

이외에도 주변 지역의 중금속으로 인한 토양 오염과 지하수 오염 등은 불특정 오염원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수박 겉핥기'로 조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26일 전화인터뷰를 통해 "반환 미군기지뿐만 아니라 과거에 미군기지가 운영됐던 지역과 현재도 운영하고 있는 전체 미군기지 주변지역의 지하수 전수조사를 실시해야한다"며 "미군기지에서 유류물질이 유출된 것은 사고로 볼 수도 있지만, 발암성 화학물질을 무단으로 폐기하고 처리한 것은 명백한 범죄이니만큼 소파(SOFA: 한미 행정협정)를 벗어나서 범죄수사로 규정하고 한국 측이 주도적인 조사권을 발동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인천시민회의 홍춘호 사무국장도 "캠프마켓에서도 각종 유해물질이 처리됐다는 보고서가 있다. 하지만 처리한 한국 업체와 처리 방법 등에 대해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이 드러난 만큼 캠프마켓에 대한 환경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캠프마켓에 각종 유해물질이 묻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만큼, 미군은 기지를 개방해 환경조사를 실시하고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원상복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한 재미 언론인은 캠프마켓 DRMO(Defense Reutilization and Marketing Office: 주한미군 물자 재활용 유통센터 또는 폐품 처리소)에서 유해물질이 배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1991년 미군 공병단 내 건설연구소가 외부용역을 통해 발간한 '미8군과 주일미군의 위험폐기물 최소화 방안'이란 제목의 문서는 1987∼89년 캠프마켓이 처리한 폐기물의 구체적인 양을 기록하고 있다.

 

문서에는 ▲ 수은폐기물 10파운드 ▲ 배터리 산(酸) 21캔 ▲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 43박스 ▲ 용제(溶劑) 슬러지 17드럼 ▲ 석면 2580파운드 ▲ 트랜스포머 오일 448드럼 ▲ 폴리염화비페닐(PCBs) 448드럼 등의 폐기물을 처리한 것으로 명기했다.

 

한편,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을 비롯해,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3당은 25일 캠프마켓에 대한 환경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당인 한나라당 인천시당도 26일 환경조사 등을 촉구했다. 캠프마켓에 대한 환경조사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5.26 19:53ⓒ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캠프마켓 # 트리클로로에틸렌 #캠프캐럴 #부평미군기지 #인천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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