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콩 볶는 일 배우고 싶나요?

1박2일 커피학교에서 만나는 커피와 평화

등록 2011.06.01 14:15수정 2011.06.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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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평화를 브랜딩하면 1박2일 오마이스쿨 커피강좌를 기획한 커피공방 임세영 대표(우)와 평화만들기 김승국 대표(좌).
커피와 평화를 브랜딩하면1박2일 오마이스쿨 커피강좌를 기획한 커피공방 임세영 대표(우)와 평화만들기 김승국 대표(좌).최진섭

커피와 평화운동의 만남. 궁합이 잘 맞을까? 커피를 소통의 매개체로 여기는 커피공방 임세용 대표, 그리고 커피를 평화의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평화만들기 김승국 대표.

억지로 엮지 않으면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이 커피를 공통분모로 만났고, 급기야는 6월 10~11일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1박2일 커피학교를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 우면동의 커피공방에서 쓰디쓴 파푸아뉴기니 커피를  마셔가며 강사들의 커피담을 들어보았다.


- 커피란 한마디로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커피는 내게 소통의 매개체이자 그리움과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 그리움은 중독과 다른 말입니까?
"술, 담배와 달리 커피 안 마신다고 금단현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 중독이라도 다른 차원의 건전한 중독이겠죠. 산속에서 커피를 배워서 유난히 커피에 그림움의 향이 배어 있는 것 같습니다."

- 산에서 커피를 배워요?
"11년 전 산행하다 토굴에서 지내는 스님과 커피 한 잔 한 게 인연이 돼서 커피 전문가가 됐습니다. 토굴에서 마신 첫잔의 맛은 간장처럼 독한 맛이었는데, 차츰 그 묘한 맛에 빠져든 것이죠."

- 커피공방에서 교육을 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올해로 9년째 됩니다. 지금까지 개설해서 운영하는 커피공방이 모두 여섯 개고요."

- 커피공방에선 무엇을 가르치는 건가요?
"간단히 말하면 어느 정도 온도로, 어떻게 볶아서, 어떤 맛을 낼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나는 수강생들에게 과정별로 보면 생두 7, 로스팅 2, 추출 1 정도의 비중이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하나라도 어긋나면 원하는 맛이 안나기때문에 전 과정이 중요한 것이고요."


- 어느 정도 배워야 제대로 된 커피 맛을 낼 수 있습니까?
"한 두 달 배워서 커피숍을 차릴 수는 있지만, 진짜 공부는 그때부터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 시행되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요. 시험도구인 에스프레소기계 앞에서 10분 내에 에스프레소 4잔, 카푸치노 4잔 만들면 합격시켜주는데, 그래봤자 생두를 고를 줄도 모르고, 어떻게 볶을 줄도 모르고, 로스팅한 원두를 추출할 줄 모르는 커피 바리스타가 되기 십상이죠."

- 생두를 볶는 일이 어렵나요?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로스팅은 그리 대단한 지식은 아닙니다. 로스팅은 마술도 , 과학도 아닌 정성이라고 말 할 수 있죠. 정성 이전에 생두고요. 맛없는 콩은 절대 맛있게 볶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로스터인 나는 지금도 항시 좋은 생두를 찾아  그 본연의 맛과 향을 잘 살릴 수 있는 기술을 마스터하려고 노력합니다."


- 좋은 생두를 어떻게 고르죠?
"생두의 수분상태와 당도를 확인한 뒤, 로스팅해서 추출해봐야 제대로 된 콩을 고를 수 있어요. 비싸다고 좋은 콩은 아닙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커피를 멋으로 마시기때문에  상표만 보고 맛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1Kg에 만 원 이하로도 좋은 콩을 고를 수 있어요."

콩이 좋아야 커피맛이 좋다 바디감이 있는 커피맛을 좋아한다는 임세영 대표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비법은 다름 아닌 ' 좋은콩을 골라서 정성껏 잘 볶는 것'이라고 말한다.
콩이 좋아야 커피맛이 좋다바디감이 있는 커피맛을 좋아한다는 임세영 대표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비법은 다름 아닌 ' 좋은콩을 골라서 정성껏 잘 볶는 것'이라고 말한다.최진섭

- 개인적으로 커피를 볶는 특별한 방식이 있습니까?
"그 비법을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고요. 주 3~4회 커피를 볶는데, 새벽 3시부터 108배를 한 뒤에 볶기 시작해요. 내 맘에 안 들면 과감히 커피를 버리기도 합니다."

- 맛의 포인트가 어떻게 느껴지게 커피를 볶나요?
"난 뒷맛, 바디감이 느껴지게 볶아요. 약배전하면 신맛이 나고, 강배전하면 초콜레틱한 뒷맛이 나죠. 커피를 볶을 줄 모르는 사람들은 중배전으로 해요. 이럴 경우 애매모호한 맛이 나기 때문에 브라질 커피인지 멕시코 커피인지 콜롬비아 커피인지 알기 어려우 맛이 납니다."

- 커피학교에서 1박2일 배우면 무엇을 배울 수 있나요?
"1박2일 동안 대단한 기술을 배울 수는 없겠죠. 단지 방법론을 배우는 것입니다. 정말로 커피에 대해 알고 싶다면 방법론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대단한 일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은 보다 적은 금액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 수강생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수업할 때 제일 먼저 '혀끝이 아닌 가슴에 남는 커피를 남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정성이 있어야 하고요."

평화만들기 김승국 대표 "공정무역커피로 평화운동 펼칠 터"

- 평화운동과 커피의 궁합을 어떻게 맞추게 됐나요?
"평화운동을 생활 속에서 하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요즘 유행하는 공정무역을 주목하게 됐고, 우연히 바리스타 임세영씨를 만나게 되면서, 공정무역 커피와 평화운동의 만남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 우리 나라에도 공정 무역 커피가 공급되고 있지 않나요?
"현재 한국에서 판매중인 공정무역 커피의 품질은 고품질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 영국처럼 공정무역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품질이  조금 떨어져도 시민들이 공정무역 제품을 사주는 경향이 있으나 한국의 소비자는 1회성 구매라면 모를까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주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 어떤 커피가 고품질 제품이죠?
"FLO(공정무역인증형)와 BCS(유기농 인증), 두 개의 인증마크를 지닌 제품을 최고의 제품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제품들을 구입해서 판매할 계획입니다. <블랙골드>라는 유명한 공정무역 다큐가 있는데 여기 나오는 에티오피아의 커피 운동가와 연락을 취하고 있죠."

- 커피 유통을 어떻게 평화운동에 접목시킬 생각입니까?
"커피공방 출신들이 동네에서 공정커피 판매하는 커피사랑방을 운영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화, 생태 운동을 펼쳐가고 싶습니다.  확장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초콜릿, 수공예품 등의 다른 공정무역상품도 판매하고, 장애인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자활사업을 벌이고, 수익금 일부는 다시 제3세계 커피재배 농민에게 지원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죠. 커피 마니아들의 커피산지 여행도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1박2일 오마이스쿨 커피학교 신청하기(6월 10~11일)
http://school.ohmynews.com/NWS_Web/School/offline_pg.aspx?lccd=SL000001645
#커피 #임세영 #커피공방 #김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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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는 채식과 마라톤, 지금은 달마와 곤충이 핵심 단어. 2006년에 <뼈로 누운 신화>라는 시집을 자비로 펴냈는데, 10년 후에 또 한 권의 시집을 펴낼만한 꿈이 남아있기 바란다. 자비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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