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게잡이에 한참인 장인어른
전진호
잡고 계신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채집' 본능이 불끈불끈 솟아올랐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고 긴 바지를 입고 있어서 대략 패쓰~. 다음을 기약하며 구경하기를 한참, 어느덧 해도 뉘엿뉘엿 지고, 물이 스멀스멀 차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집에 갈 시간이 되자 의견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 성게들이 다 사라질 것이니 조금 더 잡고 가자'는 의견과 '오늘은 많이 잡았다. 다음에 와서 또 잡으면 된다'는 의견이 맞선 거죠. 결국엔 사위 밥 줘야 한다고 장모님이 먼저 나오시고 조금 후에 장인어른이 나오는 걸로 마무리 됐답니다.
아 참, 제주바다 대부분은 해녀분들이 관리하고 계십니다. 소라를 비롯해 전복 등의 씨를 뿌려서 이를 수확해 생활하시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잠수복을 갖춰 입고 물속에 들어가 채취하거나, 채취금지 표시판이 있는 곳에 가서 채취하면 해녀분들의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끼칠뿐만 아니라 벌금도 물어야 한답니다.
저희가 간 곳은 해녀분들이 공동관리 하는 곳이 아니어서 마음껏 채취할 수 있었지만, 혹시 제주 가시더라도 이 점 꼭 기억하세요.
오늘의 전리품(?)을 살펴보니 엄청납니다. 주 메뉴인 보말을 비롯해 성게, 배말, 우뭇가사리, 군소가 바구니마다 가득가득. 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