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의 상처를 방지하려 짐볼을 사용하니 운동효과 배가. 사랑하는 아내가 예전에 준비해둔 짐볼을 사용하니 등의 상처가 예방됨은 물론 운동효과가 배가되었다.
서치식
그때부터 매일 반복하기를 5개월여, 이제는 왼 다리를 똑바로 내딛을 수 있게 되었고 뒤꿈치부터 디디고 앞꿈치로 체중을 옮겨 앞으로 쭉 미는 동작이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조용한 도서관에서 화장실에라도 갈라치면 왼발을 디디는 동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 디디는 동작의 소음이 도서관의 정적을 깨뜨릴 정도라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던 게, 이제는 조용히 사뿐사뿐 걷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똑바로 걷는 자세가 가능해지면서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부수적인 효과는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말투의 개선·왼손의 기능 향상 등 여러 형태의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장애를 얻고 나서 단추를 채우거나 운동화 끈을 묶는 등의 사소한 일들이 내게는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는데 이 운동을 하면서 눈에 띄게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만 3년의 병원치료를 마치면서 '영구 2급 뇌병변 장애'판정을 받을 때가 생각난다. 처음에 장애진단을 받을 때는 개선 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장애판정이라 생각해 별다른 생각이 안 들었지만 막상'영구장애'판정을 받으니 의학적으로 영구 장애판정을 내린 거란 생각이 들어 당시'영구 2급 장애'판정을 내린 재활병원의 원장님에게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데 왜 영구2급 장애판정을 내리느냐?'고 항변 했었던 것이다.
6년이란 긴 시간 재활에 임하며 극심한 외로움에 시달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영구판정을 내린 장애를 극복하겠다고 혼자서 몸부림 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가족을 비롯한 의료진조차 불가하다고 판정을 내린 일을 혼자서 무모하게 시도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 심한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재활에 임하다 보니 무엇인가를 끝없이 보여줘야 했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늘 조급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재활에 전념하며 내가 느끼는 동작의 개선을 주변에서 몰라주면 서운했던 것도 거기에서 유래된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