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복, 황성신 시인 각각 첫 시집 출간

<꽃신> , <우리도 강이 되어>

등록 2011.06.20 13:40수정 2011.06.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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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의 한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시를 쓰고 있는 이재복(60) 시인과, 역시 임실의 섬진강 상류 산여울에 사는 여류시인 황성신(49)씨가 각각 첫 시집, <꽃신>과 <우리도 강이 되어>를 출간했다. 이들의 등단 잡지는 월간 <한맥문학>이며 문단약력도 똑같다. 그리고 시집도 같은 출판사에서 한날한시에 출간해 눈길을 끈다.

a 이재복 시인  전북 임실군 덕치면 회문리 시골에서 농사 지으면 시를 쓰고 있는 이재복 시인

이재복 시인 전북 임실군 덕치면 회문리 시골에서 농사 지으면 시를 쓰고 있는 이재복 시인 ⓒ 신영규

심전(心田) 이재복 시인의 첫 시집 <꽃신>(도서출판 예원사)은 제1부 '꽃신' 외 14편을 비롯해 제2부 '어떤 그리움' 외 14편, 제3부 '여름날의 묵시' 외 14편, 제4부 '기도' 외 14편, 제5부 '저에게 오시려거든' 외 12편 등 총 72편으로 구성됐다.


이 시인은 첫 시집을 펴내며 "그간 많은 습작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단한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가는 시를 쓰겠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나이 들면서 세월을 지켜가기 위한 몸부림으로 농무의 여백이나 기다림의 틈새마다 사뭇 마음을 어지럽히는 작금의 세정이나 여타의 걱정으로부터 일탈의 꿈으로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필을 들게 하지만 난(蘭)을 치고 수묵화를 그리던 정은 준비에 게을러 그리고픈 풍경을 시로 옮겼습니다."

붕나무 죽나무 꽃잎향기 고운 날/외할머니 집으로 통하는 구분 길 가볼 일이다/흰 적삼 고운 엄마 품에 안겨/젖 물고 쉬며 뒤뚱뒤뚱 앞서 볼 일이지/좋아도 빙그레 웃는 외할머니/입 비틀어지도록 웃으시게 하고 - '봄 기다리는 날' 일부

a 이재복 시인 첫 시집 '꽃신'  이재복 시인의 꽃신. 이 시집은 5부로 나눠져 있으며, 총 72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이재복 시인 첫 시집 '꽃신' 이재복 시인의 꽃신. 이 시집은 5부로 나눠져 있으며, 총 72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 신영규

이 시인은 평화로운 생명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다. 그는 사람 냄새 흙냄새가 진하게 배인 아름다운 서정시를 쓰는 농부시인이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자신을 돌아보거나 내일을 꿈꿀 여유가 없는 이 땅의 메마른 사람들에게 그의 시는 마른 밭을 깨우며 쏟아지는 한줄기 소낙비가 된다. 이 시인은 젊은 시절 서예를 했다. 그때 승암 신봉식 스승으로부터 일필휘지(一筆揮之)를 전해 받았다.

"心作良田百世耕之不盡/善爲至寶一生用之有餘 (어진 마음으로 밭을 갈면 백세토록 갈아도 다 갈지 못하고, 착한 마음으로 재물을 모으면 일생을 쓰고도 남는다."
 
이 휘호 중 첫 연이 맘에 들어 이때부터 필명을 심전(心田)으로 부르게 됐다.


"시를 짓는 시간은 어쩌면 순수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의 시작입니다. 시공을 넘어 그리운 사람들과 만남을 위한 시도입니다. 샘에서 물을 긷듯 차오른 영감을 길어 올리는 두레박질 입니다."

이 시인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2004년 월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다. 현재 한국문협, 임실문협, 지리산섬진강권문학연대 회원과 한맥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a 황성신 시인  전북 임실군 신평면 용암리 북창마을, 섬진강 상류 지역 여울목에서 살고있는 황성신 여류 시인

황성신 시인 전북 임실군 신평면 용암리 북창마을, 섬진강 상류 지역 여울목에서 살고있는 황성신 여류 시인 ⓒ 신영규

황성신 시인은 임실군 신평면의 산여울(섬진강 상류지역, 물살이 도는 산모퉁이)에 산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시는 '강'에 관한 시가 많다. 말하자면 김용택 시인 외 또 다른 섬진강 시인으로 불린다.

시집은 제1부에서 6부까지 총 62편의 시와 4편의 수필이 실려 있다. 이중 강물에 관한 시가 15편이다. 

흐르지 않는 기억을 숨겨둔 바위는/이름 불러주는 이 없는 설움에 겨워/홀로 강을 보듬고 앉아/쓸쓸히 흐르던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 '강이 거기 있었다' 일부

산천도/꽃잎도 고요히 잠들고/임도 나도/곤하게 잠든 밤/ 날 떠난 강물은 잠 못 들고 흐르더라 - '잠 못 이루는 강' 일부

찬바람에 서설이/언강 부딪히며 구르고/그리움/기다림/이고 안고 잠들 때/섬진강 하늘 별무리 가난한 영혼 지킨다 - '겨울 강' 전문

황 시인은 자연의 본성을 통하여 인간적 염원과 가치를 부여시키는 사람이다. 시인에게 이런 반응이 있는 것은 세상을 보는 눈이 예민하다는 것이다. 황 시인의 시를 읽으면 괜스레 눈물이 난다. 사랑이 뭔지, 사람답게 사는 게 뭔지 온 몸으로 보여주면서도 참 겸손한 시인이다.

a 황성신 시인의 첫 시집 우리도 강이 되어  황성신 시인의 첫 시집 "우리도 강이 되어" . 황 시인은 전북 임실군 신평면 용암리 북창마을에 산다. 이곳은 섬진강 상류 지역이다. 시인은 물살이 휘어 도는 산밑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시를 쓰며 살고 있다.

황성신 시인의 첫 시집 우리도 강이 되어 황성신 시인의 첫 시집 "우리도 강이 되어" . 황 시인은 전북 임실군 신평면 용암리 북창마을에 산다. 이곳은 섬진강 상류 지역이다. 시인은 물살이 휘어 도는 산밑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시를 쓰며 살고 있다. ⓒ 신영규

"시를 통해 내가 갖고 있는 감정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첫 시집을 내니 어느 정도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자연을 소재로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시로 보여주겠습니다."

그는 이런 생각을 '감정의 표출'이라고 표현했다. 인간이 타인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사랑인데, 사랑을 포함한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골고루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그 스스로 자연이 되어 삶과 눈을 맞춘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인상들을 통해 삶의 이치를 깨우치는 것이다.

황 시인은 전북 임실 운암 출신이다. 2008년 월간 <한맥문학>으로 등단했다. 현재 한국문협, 전북문협, 임실문협, 지리산섬진강권문학연대 회원, 한맥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재복, 황성신 시인의 출판기념회는 25일 오후 2시 황 시인의 자택에서 임실문협, 경남 하동문협, 전남 구례ㆍ곡성문협 회원, 그리고 동네 주민들을 초청해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새전북신문에 대폭 축소되어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새전북신문에 대폭 축소되어 실렸습니다.
#이재복 황성신 #농부시인 #섬진강 시인 #우리도 강이 되어 #꽃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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