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남소연
한나라당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도청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24일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어 "민주당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도청 당했다"며 "이날 최고위원-문방위원 연석회의 내용이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한선교 의원에게 제공됐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는 민주당 당직자들의 배석이 허용되지 않은 완전 비공개였다"며 "민주당 최고위원, 문방위원과 3명의 필수요원만 참석했고 민주당은 이 회의 내용의 녹취록을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 스스로 도청했는지, 아니면 도청내용을 녹취록을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입수했는지 분명히 밝히라"며 "민주당은 헌정사상 초유의 도청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수사기관에 철저한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윤 문방위 간사는 "한선교 간사는 김진표 원내대표, 정동영·정세균·이인영·천정배 최고위원의 발언 내용도 갖고 있었다"며 "당시 회의에는 수석전문위원, 민주당 당직자 1명, 손 대표 비서실장만이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녹음 내용 따로 풀어둔 바 없다" 민주당은 모든 회의를 녹음하지만, 이 녹음기는 당직자가 당사에 따로 보관하고 있었고 해당 녹음내용을 따로 풀어둔 바는 없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녹음한 당직자에게 확인한 결과, 유출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직자가 한나라당에 건네줬을 가능성'에 대해 김 간사는 "상식적으로 민주당 당직자가 한나라당에 건네준다는 게 가능하냐?"고 일축했다.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녹취록을 공개한 한선교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21세기에 도청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선교 의원은 "내 측근이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메모한 걸 입수했다"며 "측근이 메모한 당사자와 아는 사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쪽에서 '토씨하나 틀리지 않은 내용이 유출된 것을 봤을 때 도청'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는 "회의 참석자 중 메모를 잘한 분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도청은 김대중 정부 시절에 했던 게 만천하에 밝혀져서 (당사자가) 감옥에 갔다"며 "자기네 정부 시절에 한 걸 이제와 내가 했다고 하는게 말이 되냐, 민주당이 도청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1신 : 24일 오후 5시 33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