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공사가 한창인 경북 상주시 낙동강 33공구 '상주보' 하류 좌측 제방에서 26일 오전 수백미터가 무너져 내린 것이 확인된 가운데, 현장 조사를 나온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왼쪽)와 김진애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붕괴 전 현장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권우성
김 의원과 함께 현장을 둘러 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시 큰 우려를 표시했다.
박 교수는 "(보 공사를 하기 전) 수리 모형 실험을 엉터리로 한 것 같다"며 "이렇게 상주보가 만들어진 이상 앞으로도 강안의 급속한 침식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또 "상주보 위쪽에는 다시 퇴적층이 쌓이고 있다. 보 상류에는 준설을 해도 다시 퇴적물이 쌓여 원상태로 돌아가고, 보 하류에는 인공적인 급류가 만들어져서 급속하게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이 얼마나 부실하게 이루어졌는 지하는 것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녹색연합 황인철 4대강현장팀장은 "상주보 건설 전에 찍힌 위성사진을 보면 이번에 무너져 내린 강안은 넓게 모래톱이 펼쳐져 있던 지점"이라며 "모래톱은 물이 완만하게 흐르고 있는 곳에 생기는데, 상주보의 수문을 만들어서 인위적으로 물의 흐름을 바꿔 제방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황 팀장은 이어 "상주보에서는 지난 5월에도 가물막이 유실된 적이 있다"며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상주보는 근본적으로 부실하게 설계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사현장 관계자들이 돌망태 등을 이용해 무너진 제방을 복구하겠다고 하는데, 비가 얼마나 더 내릴지 모르는 장마철에 이것은 안전을 무시한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속도전으로 추진되는 4대강 사업 앞에 낙동강 제방과 둔치는 곳곳에서 재난에 노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