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다음 달 12일 치러지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에 대해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이 양심적 시험거부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혀 시험 선택권 보장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촉구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처럼 양심적 시험거부도 허용해야"
곽 교육감은 취임 1주년을 3일 앞둔 28일 오전 11시 시교육청 기자실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시험 선택권을 보장한) 서울시교육청 지침은 지금도 올바르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에는 교과부에서 선택권을 봉쇄하는 문건을 보냈는데 교육청은 이를 학교에 내려보내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과부의 직무이행명령으로 갈등이 초래되며 이 일에 교육감 직을 걸고 교과부와 대립하고 투쟁할 마음은 없다"고 덧붙였다.
일제고사를 강행하는 교과부 태도와 관련 곽 교육감은 "시험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적 거부를 봉쇄한 것은 졸렬하다"면서 "2015년 이후 PISA(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평가)도 창의역량 중심으로 선회하는 등 시대는 바뀌었는데 (일제고사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것은 본질을 헛짚은 것"이라고 교과부에 비판했다.
앞서 교과부는 지난 7일 16개 시·도교육청에 "학교 단위에서 대체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평가 회피를 조장하는 행위 금지"를 담은 지침을 보냈다.
곽 교육감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일부 보수단체가 추진하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교권과 교실 붕괴는 경쟁교육 앞세운 업보"
그는 주민투표에 대해 "120일째를 접어들고 있는 친환경 무상급식이라는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데 이제 와서 아이를 죽일지 말지 결정하자는 것 아니냐"면서 "182억 원이라는 선거비용이 아깝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교권 문제에 대해 "체벌금지 때문에 교권과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는 인과관계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교실붕괴는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고 경쟁교육을 앞세운 업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일부 보수신문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어 그는 "학생인권조례와 함께 교권보호조례도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청 사업 80% 폐지하겠다"
이를 위해 그는 "2014년까지 기존 교육청 정책 사업의 80%를 폐지하며 당장 내년부터는 교육청이 주도하는 정책사업 50%를 없애겠다"면서 "우선 11개 교육지원청별 특색사업과 지구별 자율장학도 단계적으로 폐지해 '교육지원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학교를 지원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시범학교, 연구학교, 경시경연대회 등을 큰폭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교사가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과감히 떼어내겠다"면서 "이를 위해 교무행정업무지원팀제를 운영하고 내년부터 모든 학교에 행정 전담인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교육연수원장과 교육연구정보원장의 공모제를 실시하겠다"고도 했다.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두 기관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곽 교육감은 "수업 잘 하는 교사가 우대받는 학교풍토를 정착시키는 것이 진정한 교권확립"이라면서 "교육장을 비롯한 전문직과 교감, 행정실장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성공적으로 지원하는지 다면평가를 새로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박스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 쓴 기사를 수정한 것입니다.
2011.06.28 19:49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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