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총수 김어준공중파로 진출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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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현재 기득권에게 있어서 김어준은 가장 골치 아픈 이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의 말대로 덕볼 생각이 없는 이상 꼬투리는 잡기 힘들며 기득권의 상식으로는 광고를 제의해도 거부하는 등의 그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협박하고 회유를 하자니 오히려 일이 더 커질 것 같고, 그렇다고 마냥 참고 있으려니 가슴 답답하고. 따라서 김어준이 건재한 이상 <나는 꼼수다>는 쉽게 사라지기 힘들 것이다.
요컨대 <나는 꼼수다>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것은 진행자들의 거침없는 멘트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 때문이다. 소시민인 내가 감히 할 수 없는 발언을 누군가가 방송에서 더 찰지고 더 구성지게 해주는데 어찌 재미있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꼼수다>의 인기가 단순히 거침없는 막말에서 나오는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이 방송이 배설의 장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은 그들의 소설(?)이 매우 그럴 듯 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풍자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한데 그들의 소설은 마치 진실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절대 우리 가카가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 그럴 수도 있다며 늘어놓는 '뒷다마(뒷담화)'의 힘. 그것은 곧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의 이면이며, 또한 들어도 잘 몰라서 넘어갔던 사실들의 속사정이다.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BBK의 진실은 물론이요,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등록금의 실상, 청계 재단의 존재 이유, 인천공항 매각에 대한 '꼼수' 등 그들의 담화는 지금까지 성역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또 매우 합리적이다. 그들의 말대로 오히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방송을 듣고 꼼수를 고칠 정도로 사실적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한참 웃다가도 씁쓸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 많은 문제들이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또 이를 감시해야 하는 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과연 그들의 소설이 진실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 것일까? 가카의 임기가 끝나면 과연 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을까?
현재 <나는 꼼수다>는 9회까지 방송되었다. 좀 더 많은 이들이 이 방송을 들어 겁없이 마냥 고를 외쳐대는 그들에게 경종을 울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카. 우리는 가카의 꼼수를 다 읽고 있답니다. 물론 절대 그럴 리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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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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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위에 '나꼼수', 김어준 미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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