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에서 찍은 석굴암 사진.
석굴암홈페이지
10년 전 거센 논란 때문인지 불국사 측은 표면적으로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은 기자와 만나 "관람 불편 등 관람객들의 불만과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이며, 따라서 현재로는 여론을 알아보고, 건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하려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까지는 아무 것도 결정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불국사가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논란에 휘말릴수 있기 때문에 경주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경주시는 석굴 내부의 훼손 방지, 외부관람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형전시관이 건립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시는 명칭도 논란의 소지가 많은 제2석굴암 대신 석굴암사료관으로 공식화 하고 있다.
이우찬 경주시문화재과 문화재보수담당은 "관람객들은 석굴훼손 방지를 위해 설치한 유리관을 통해 본존불을 볼 수밖에 없기때문에 불만을 많이 제기하고 있다"면서 "모형을 건립하고 관련자료를 모아 전시한다면 관람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석굴암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홍보하는데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석굴암과 토함산의 자연경관 훼손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검토해서 건립한다면 큰 반발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경주시는 문화재청에 석굴암 사료관 건립에 따른 여론수렴과 공감대 확산 등에 필요한 예산 5억6000만원 반영을 요청했으며, 문화재청은 내년예산안에 이를 그대로 반영해 기재부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석굴암사료관 건립 필요성 확산을 위한 학술용역비에다 기본계획 수립에 필요한 예산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경주시는 내년부터 공론화 작업 및 기본계획,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13년부터 2014년말까지 석굴암 사료관 건립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며, 이에 필요한 예산은 150억원(국비 105억, 도비 13억, 시비 32억)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일단 문화계 등을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높다. 문화재 가치의 진수인 진정성(眞情性)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개발이 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세계문화유산 주변 경관에 영향을 주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존권고 규정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석굴암 연구의 권위자인 강우방 이화여대 명예교수(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지난달 말 KBS포항 라디오 <아침의 광장>에 출연해 "복제품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감동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조각품이자 건축적 독창성을 갖고 있는 위대한 작품인 석굴암의 복제품을 만든다면 그 본래 지니고 있는 가치조차 크게 훼손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교수는 건립 의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모두가 반대하는데 왜 억지로 만들려는지, 그 발상부터 의심이 간다. 만들면 시주가 많이 들어올 테고, 따라서 상업적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이 아닌지… "라고 말해, 제2석굴암 건립에 상업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복제품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감동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