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장학생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김정명 목사
조호진
여수은현교회, 그 예수쟁이들은 인민들의 냉대에도 무릅쓰고 철몽의 고향 마을과 인근 빈데르솜 등을 찾아왔다. 그들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해 매년 여름이면 여러 마을을 찾아가 우물을 파주고 자가 발전기를 설치해 어둔 밤을 밝혀주었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도시 빈민들을 위한 밥퍼 봉사까지 시작했다. 이 도시에는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만 해도 4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굶주리는 몽골 이웃들이 늘어나면서 밥퍼 봉사 확대가 시급한 가운데 도움의 손길이 보태졌다. 한정남(67) (주)샤니 전 사장은 오는 8월에 몽골을 방문해 빵 기계 설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가난한 유목민들에겐 양과 염소 등 가축을 사주었는데 거저 주는 것은 아니었다. 양과 염소 등 가축이 새끼를 낳으면 또 다른 유목민에게 받은 만큼 나누어주는 조건이었다. 그렇게 해서 유목민들의 삶은 점차 나아졌지만 몽골과 인도, 북한 등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돕는 데 힘을 쏟는 그 교회의 살림은 넉넉지 못하다.
그들은 초·중·고등학교의 가난한 학생들에겐 장학금과 학용품을 매년 나눠주고 있다. 특히, 오지의 가난한 대학생 35명에게 4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 도움이 없었다면 부모와 마찬가지로 가난한 유목민으로 살고 있거나 도시 빈민 또는 노동자로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철몽도 장학금 수혜자다.
그들은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가축을 나눠주면서 예수를 선전하거나 생색내지 않았다. 그 교회 우두머리인 김정명(64) 목사는 '너희도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면서 너희 것을 준 것처럼 자랑하지 말라!'고 단단히 가르쳤다. 예수의 가르침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다만, 가난한 몽골과 이웃을 위해 '꿈 너머의 꿈'을 가져달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그 '꿈 너머의 꿈'이란 혼자 잘 먹고 잘사는 게 아니라 빌 게이츠처럼 나눔 실천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다.
불청객이었던 그 예수쟁이들은 이제 좋은 벗이 됐다. 마을 인민위원장과 군수, 교장은 물론이고 유목민부터 어린이까지 그들이 매년 방문하는 8월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들은 몽골인의 자부심을 매우 존중해주었다. 가난한 친구를 사귀거나 도울 때 조건을 달거나 무엇을 돕는다고 행세를 해선 곤란하다. 지금은 가난한 민족으로 전락했지만 세계를 제패했던 칭기즈칸의 후예란 자존심과 기상이 가슴 깊숙이 남아 있다.
올해 8월에도 몽골을 방문한다. 올해 방문은 다른 해보다 뜻 깊다. 작년부터 시작된 문화센터가 완공되기 때문이다. 이 센터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김 목사의 친구인 김희찬(64) 목사가 아내를 기리기 위해 내놓은 헌금과 여수은현교회 등에 의해 기쁨을 맛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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