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펜션 내부. 가재도구와 이부자리가 정갈하다.
이돈삼
맑은 공기와 푸른 숲이 얼마나 좋은지 실감한 박 씨는 바로 새로운 둥지를 찾아 나섰다. 후보지는 바다를 끼고 있는 경상도 남해와 충청도 안면도였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마음에 담아뒀던 곳이다.
새 터전을 마련하면 환경친화적인 집을 짓고 싶었다. 전북 남원에 있는 황토구들학교에 등록한 것도 이런 연유다. 구들학교는 1주일 과정이었다. 구들장을 놓는데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 찾아간 이곳에서 그는 '새 인연'을 만났다.
같은 학교 수강생으로 참여한 김요한(68) 목사를 만난 것이다. 당시 김 목사는 함평군 해보면의 한 폐교 터에 농촌체험 공간을 꾸미고 있었다. 지금의 '황토와 들꽃세상'이 그곳이다.
"김 목사님이 그러시더라구요. 본인이 살아보니까 전라도가 좋더라고.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산과 바다도 매력적이고. 정말 살만한 곳이라고. 귀가 솔깃했죠."구들학교를 수료한 박씨는 그 길로 김 목사를 따라 함평으로 갔다. 처음 찾은 땅이었지만 좋았다. 산도 들도 편안해 보였다. 그냥 눌러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6년 4월이었다.
"정말 좋더라구요. 그래서 '몇 달 살아보고 싶다'고 했죠. 목사님이 흔쾌히 허락해 주시더라구요. 석 달을 살아보고 터를 잡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