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기념사업회 7기 독립정신답사단을 이끈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배경은 북한 신의주 압록강변.
안홍기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왜 젊은이들이 일어나지 않는가?" 이번 답사단의 단장은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냈고 한국독립운동사 편찬위원장인 이 원로사학자는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젊은이들이 곯아떨어진 상황에서도 책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젊은이들이 '독립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답사 첫날 답사단원들에 대한 인사말에서부터 '얌전한 20대들'을 질타했다.
"요즘 젊은이들 왜 이렇게 패기가 없는가. 취직 걱정하고 스펙 쌓는 데만 치우쳐 사회에 대한 관심도 없이 개인 문제에 대한 고민만 많은 것 같다. 사회가 혼탁하고 정치가 엉망인데 젊은이들이 일어나지 않는다."답사 셋째 날인 21일 류허현 추가가 신흥강습소 터를 보고 나오면서 이 교수에게 '독립정신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 '독립정신'이란 무엇인가."독립정신은 단순히 자주 독립국가를 세우는 것 뿐 아니라, 민주화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한국의 근대화는 민주화운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임시정부는 비록 해외에서였지만 4번이나 헌법을 고치고, 정당활동을 활발히 하는 등 민주주의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다.
뉴라이트 쪽에서는 1948년 8월 15일 건국일이 중요하다면서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건 식민지근대화론과 같은 맥락이다. 일제 때부터 산업화가 돼서 우리가 민주화가 됐다는 식의 논리인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화가 먼저냐 산업화가 먼저냐를 꼭 따져야 한다면, 민주화를 통해서 산업화가 이뤄졌고, 산업화가 이뤄져서 민주화가 가속화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뉴라이트 쪽에서는 '산업화 → 민주화 → 선진화' 논리를 펴는데, 나는 반대한다."
- '독립정신'을 현재에 적용한다면. "요즘 아이들이 스펙 쌓고 취직 걱정하면서 데모다운 데모도 한 번 못하고 있는데, 이런 상태라면 죽어있는 것과 같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너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선배 세대들이 감옥에 가고 죽고 하는 걸 통해서 일궈놨기 때문에 이 정도의 인권과 민주화를 누리고 있는데, 지금의 젊은이들도 무임승차 하지 않고 적어도 다음 세대를 위한 기반을 닦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반민주, 반통일, 반평화의 흐름으로 가는데도 왜 이렇게 죽어 있는가. 무임승차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 그래도 답사단 학생들은 스펙 쌓기보단 역사 답사를 선택했다."이런 학생들을 통해서 희망을 보는 것이다. 올해가 7기인데, 신흥무관학교는 약 10년 동안 3500여 명의 졸업생을 냈고, 이들이 독립운동의 근간이 됐듯이 이 아이들도 그렇게 키워나가고, 서로 연대할 수 있으면 우리 사회에 상당한 공헌을 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사회 변혁의 큰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