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8시경 강남역 이면도로. 완전 흙탕물로 가득합니다. (엄지뉴스 전송: 7572님)
엄지뉴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7월 27일. 광화문 일대는 또 다시 물에 잠겼다. 강남역 일대는 '워터파크'가 되었다.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도 심각하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일대 산사태 및 하천 급류사고로 인해 28일 오후 3시 현재 사망 16명, 실종 6명, 부상 41명이 집계되었고, 침수 피해를 당한 건물은 7500여 동에 달한다.
박창근 교수는 2년 연속 폭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가 폭우 피해를 인재가 아닌 천재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교수는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을 안 했다"면서 "서울시는 또 '비가 많이 왔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서울시 보도자료에도 "100년 빈도에 해당하는 시간당 110.5mm 집중폭우 발생(역대 3위 기록)"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박 교수는 "인재라고 한다면 근본적으로 배수시스템을 확충해야 하는데, 천재라고 단정 짓게 되면 '땜빵', '원상복구' 밖에 못한다"면서 "지난해 홍수피해 이후 환경단체가 이런저런 제안을 했지만 서울시는 우리를 대화 상대로조차 생각하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배수구역 나눠줘야 하는데 예산절감 때문에 모아놓아" 조원철 연세대 시스템공학부 교수 역시 이번 침수와 관련, 배수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2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울시내를 보면 배수구역이 집중해있다, 한 군데로 몰리도록 되어 있다"면서 "이 배수구역을 나누는 것, 특히 강우가 흘러내려가는 호우관리는 물이 분리해서 빠지도록 배수구역을 나눠줘야 하는데 편의성 때문에 예산절감이라고 하는 차원에서 자꾸 모아놓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남역 침수와 관련, 조 교수는 "강남역에서 법원단지로 오는 길은 상습침수지역 1번지다, 옛날에 농경지였던 곳을 성토도 안 한 그대로 택지개발을 했기 때문에 거기에서 한강까지 오는 대형배수관로를 묻는 데는 엄청난 예산이 든다"면서 "그러나 그러한 지반시설 공사는 예산도 엄청나게 들고 공사하는 데 시간이 몇 년씩 걸리지만 생색은 안 나는 사업이다 보니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분들이 당장 정치적으로 생색내는 사업만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배수시스템만 늘린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기록적인 폭우라고 하는데 관악 정도를 빼놓고는 평균적으로 시간당 75mm의 적은 비가 내렸음에도 서울시내 395곳이 침수되었다"면서 "관로가 있어도 잘못 관리가 됐거나, 빗물받이 같은 주변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도 함께 짚어야 한다"며 보다 종합적인 침수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복구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주요 간부들에게 "현장에서 공무원이 안 보이면 안 된다"며 "구청은 구청 모든 인력이 대응하고 서울시도 1부시장을 주재로 '현장 할당제'를 해서 지휘본부에 있는 간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현장에 나가서 주민들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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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폭우피해 '천재'로 보고 1년간 '땜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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