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고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3차 희망버스'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는 "경찰이 편파적으로 강경대응한 탓에 시민 불편이 커졌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2일 오전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편파적 강경대응 규탄, 어버이연합 처벌, 정리해고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시민대책위는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사무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3차 희망버스에는 지난 7월 30~31일 동안 전국에서 1만여 명이 참여해 부산역과 영도 일원에서 밤샘문화제 형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부산역 등지에서 문화제를 연 뒤 2차 때와 달리 도로행진을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시내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영도로 이동했다.
희망버스에 반대하는 어버이연합은 도로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고, 영도 주민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일부 어버이연합 회원은 희망버스에 난입했고,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또 '희망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죽도를 들도 영도대교에서 시민의 이동을 막고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며 검문하기도 했다.
시민대책위는 "경찰은 희망버스에는 강경대응했지만, 어버이연합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시민대책위는 "경찰의 편파적 강경대응이 시민불편을 가중시켰다"면서 "어버이연합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조사와 경찰 대응이 요구된다. 경찰의 편파적인 강경대응이 오히려 갈등과 반목을 조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대책위는 "경찰이 7월 30일과 31일 영도를 계엄 같은 상황으로 만들었다"며 "불법과 폭력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던 '어버이연합'과 '희망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태도는 어떠했나. 어버이연합 회원의 도로 점거, 버스 난입 폭행, 무고한 시민에 대한 폭언 등에 경찰은 시종일관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목검 들고 시민 검문... 경찰은 뭐 했나"
또 시민대책위는 "'희망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불법적 신분증 요구와 검문에 대해서도 경찰은 눈을 감았다. 목검을 들고 위협하는 참가자를 경찰은 수수방관했다"며 "이것이 경찰이 말하는 준법질서 수호인가. 경찰이 말하는 민주주의 질서 수호와 공정함은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따졌다.
경찰은 7월 29일 오후부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비롯한 영도지역 도로 곳곳에 경찰차량을 주차해 놓았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엄청난 경찰 버스를 영도 일대에 무단 주차시켜 차량통행을 불편하게 했다"며 "부산시는 노선버스의 운행시간과 운행노선도 단축했고, 노선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을 산복도로라는 협소한 도로로 통행하게 했다. 경찰이 영도구민을 교통지옥으로 유도한 것이다. 모든 책임을 희망버스에 전가하려는 의도 같았다"고 설명했다.
7월 30일부터 31일까지 경찰은 한진중공업을 사이에 두고 영도 봉래로터리와 봉래동 SK주유소 사이 도로에 차벽을 설치했다. 하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이 도로가 아닌 산복도로를 주로 이용해 이동했다. 경찰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없는 시간에도 도로에 차벽을 설치해 놓았다.
시민대책위는 "차벽을 설치해 차량 통행을 막았던 공간은 경찰의 휴식공간이 되었다. 경찰은 한진중공업 사설 경호원 같이 한진중공업 일대를 보호하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라며 "시민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31일 경찰은 색소가 포함된 살수액을 도로에 무단방류했다. 경찰은 차벽에서 물대포를 쏘기 위해 살수액을 준비했는데,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경찰과 충돌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용하지 않은 살수액을 도로에 방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7월 10일 경찰은 2차 희망버스 때 최루액이 든 살수액을 무단방류했고, 당시 사과한 사실이 있다"면서 "그런데 경찰은 자신들의 그 사과를 스스로 무색하게 만들었다. 3차 희망버스 진압을 위해 준비한 색소가 포함된 살수액을 또 무단방류했다. 2차 때의 사과가 진심이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시민대책위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철회할 것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국회 청문회 출석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농성하는 노동자 5인의 안전 보장 등을 요구했다.
2011.08.02 14:22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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