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11시40분께 전북 전주시 전주천 쌍다리(진북동) 부근에서 물놀이를 하던 허모양(17)과 허양의 남동생(15)이 물에 빠져 중태에 빠졌다. 이들을 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외삼촌 박모씨(40)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장소는 평상시 수심이 1m50cm를 넘지 않는 등 얕은 지역이지만, 지난 폭우로 물살이 빨라진 데다 평상시보다 깊은 웅덩이가 파여 이들이 봉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물놀이 익사사고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빈틈없는 안전사고 대책마련을 지시했지만, 전주천 사고 당시 수영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조차 지난 집중 호우로 떨어져 나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돼 당국이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주시는 같은 장소에서 물놀이 사고로 수차례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이곳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아 사고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한벽당 인근 남고보와 색장동 안적보 등 2곳은 주변 안전시설 확충과 안전요원 고정 배치 등이 이뤄져 안전예방활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작 물놀이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던 진북동 쌍다리 인근은 관리지역으로 지정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2007년 8월 같은 장소에서 고모씨(26)씨가 여자친구(20)와 동생(19·여)이 물에 빠지자 이들 자매를 구하고 자신은 물에 빠져 숨졌고, 잎서 2005년 8월에도 물놀이를 하던 정모군(10)이, 2003년 7월에는 김모군(11)이 숨졌다. 이 밖에도 1993년 7월, 송모군(10)이 당시 집중호우로 인해 수심이 깊은 상태에서 깊게 파인 웅덩이에 빠져 숨졌다.
전주시 도로안전과와 완산구청 재난방재담당은 "수영을 금지하는 표지판 설치와 구명환을 비치한 상태였지만, 지난 호우로 인해 일부가 파손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기전대학 지현경 응급구조과 교수는 "전주천이 외부에서 볼 때 비교적 수심이 얕지만, 깊게 파인 웅덩이로 인해 인명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전주전통문화관에서 전주시 자원봉사센터로 이어지는 하천 인근에 사고위험을 알리는 경고표시조차 부족한 상태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이어 "서울지역 청계천은 일정 이상 물이 불어나면 관청에서 안전요원과 의무경찰 등을 배치하는 등 안전에 세심하게 대처하지만, 전주시는 무방비 상태일 때가 여러 차례 목격되는 등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북중앙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8.03 10:29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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