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야권의 공동 행보가 시작됐다.
민주당 손학규, 민주노동당 이정희, 창조한국당 공성경, 진보신당 조승수,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야5당 대표는 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열고 한진중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날 회담을 통해 ▲ 한진중 관련 국회 청문회 재개 ▲ 한진중,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 확대 등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야5당 정책협의회 구성 ▲ 조남호 한진중 회장 5대 의혹 공동 규명 ▲ 무분별한 정리해고 문제 해결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대안 입법 및 야5당 공동 국정감사 추진 등을 합의했다.
4.27 재보선 이후 답보상태에 있던 야권연대가 '정책협의회'라는 공식적인 틀을 갖추게 된 점도 눈에 띈다. 야5당 대표들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부터 한진중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연대 방안들을 제안했다.
"더는 인내하며 기다릴 수 없게 됐다, 야5당 힘 모아야"
손학규 대표는 조 회장의 청문회 출석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또 국회 차원에서 한진중 정리해고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그는 "한진중 문제를 책임져야 할 핵심 당사자가 한달 보름 넘게 해외 출장 중이고 적극 중재해야 할 정부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다"며 "더 이상 인내하며 기다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20일 넘게 목숨을 건 단식 농성 중인 노회찬·심상정,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국회에서 한진중 청문회를 성사시켜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다, 야5당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2012년 야5당 정책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 한진중 정리해고 ▲ 유성기업 ▲ 교사, 공무원의 소액 정치후원금 탄압 등을 긴급한 노동현안으로 꼽으며 이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4.27 재보선 당시 야4당(민주당·민노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의 정책연합을 확대하는 정책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며 "야권이 이 틀 안에서 다양한 노동현안을 해결하고, 입법 공조를 진행할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만약 야당이 긴급한 노동현안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도 국회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0일 서울에서 열릴 시국대회와 4차 희망버스에 야5당이 당력을 모아 참석토록 하자"며 "그래야 이명박 정부에 맞서 당면한 노동현안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수 대표는 야5당 노동특위 구성 및 합동 의원총회를 제안했다. 조 대표는 "한진중 문제뿐만 아니라 유성기업, 현대차 비정규직, 교사·공무원 소액 정치후원금 탄압 등 노동현안들을 야5당 노동특위에서 상시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며 "야권이 제도를 보완하고 행동으로 연대하자"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야당 대표들만의 회동이 아니라 한진중 문제 해결을 위한 야당 합동 의원총회를 제안한다"며 "헌정사에서 제안된 바는 있으나 실현되지 않았던 합동 의총을 실현시켜 한진중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권의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대표도 "야5당이 상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연대·연합 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진중 등 노동현안만이 아니라 2012년 총·대선 승리를 모색하고 새로운 국가비전을 논의할 수 있는 야권의 공조 기구가 필요하단 얘기였다.
그는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중대 현안에 대해 야당들이 상시적으로 모여 의견을 모으고 공동행동을 조직해야 한다"며 "아울러 노동현안에 대한 야5당의 공조를 넘어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비전과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이어, "각자가 안고 있는 내부적인 어려움과 망설임을 넘어서 튼튼하게 힘을 모으기 위한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며 "지금도 이미 늦은 느낌은 있다, 국민은 야당들이 개별사안에 대한 연대를 넘어서 수권가능한 정부를 세울 수 있다는 전망을 열어주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 합동의총·시국대회 참석 여부 등 논의 계속 이어질 듯
이 같은 대표들의 제안들은 합의문에 상당수 반영됐다. 노동특위 구성 제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활동과 겹칠 수 있다는 우려로 정책협의회 구성으로 대체됐다.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한 야당 합동 의원총회 및 20일 시국대회 참석 문제는 당대표 산하 실무진이 참여하는 '실무추진단회의'를 구성해 계속 논의해 갈 예정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개별의원 차원에서 희망버스 등에 참여해왔다"며 "실무추진단회의에서는 당 차원의 참여 여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민주당 환노위 간사로서 지난 2일 한나라당 환노위 간사인 이범관 의원과 통화해 한진중 관련 청문회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며 "이 의원은 김 지도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는 이른바, '조건부 청문회'를 고집하고 있는데 조만간 다시 만나서 설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책협의회 구성 및 논의방식 등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이해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민노당은 이미 각 당 정책위의장과 최고위원 1명이 참여하는 정책협의회 구성을 공문으로 요청한 바 있다"며 "이후 각 당의 논의를 거쳐 정책협의회 구성 및 운영방식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야5당 대표들은 이날 오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진중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22일째 단식 농성 중인 노회찬·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김비오 민주당 부산영도지역위원장 등을 찾아 '단식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2011.08.03 11:15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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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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