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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재
지역총회를 개최하기 전 참여예산 지역위원회에서는 각 동의 주민들이 직접 제안한 사업제안서를 수거, 분석하여 10개정도의 후보를 주민투표에 붙이고 그중 3~5개 정도의 사업이 채택되어 참여예산 분과위원회에 전달되어 심의된다. 각 분과위원회에서 심의된 예산사업은 10월 참여예산 민관협의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반영여부가 결정된다.
예산결정 권한의 일부를 주민들에게 부여하여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참여예산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연수구에서는 현재 많은 주민들이 지방자치가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으며 행정에 대한 신뢰성도 높아가고 있다. 아울러 도입초기 비딱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공무원들의 자세도 점차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와 지방의회의 동의가 전제가 되어 제도적인 밑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제도적 지원보다 더욱 중요했던 것은 "우리 동네를 우리가 디자인 합시다"라며 참여예산제도의 정착을 위해 발로 뛴 주민들의 힘이었다고 본다.
필자는 지난 7월 24일 개최된 옥련동 참여예산페스티벌을 추진하면서 주부, 택시기사, 자영업자, 회사원, 도서관 자원봉사자 등 평범한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지역위원들과 함께 동네 곳곳을 방문하며 300여건에 이르는 주민제안서를 접수받았고 700여 명이 참여하는 공동체 축제를 성황리에 진행할 수 있었다.
이처럼 평범한 주민들이 전국최초의 지역총회를 치러낼 수 있었던 이유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함께 참여예산제도의 성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참여예산 페스티발을 준비하면서 접한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제안과 참여예산제도에 대한 기대와 격려는 궂은 날씨와 열악한 조건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혹자는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시행되면 "주민들의 과도한 요구로 효율적인 예산집행이 되지 못할 것이다",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공무원들과 마찰을 불러올 것이다"라며 우려하고 또 실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실수에 대해 비난하지만 참여예산 제도를 대하는 주민들의 진지함과 열정은 그런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