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장염을 입원하셨던 모습. 폐에 물이 찼다는 의사 말을 듣고 며칠을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김동수
"폐에 물이 찼네요", "…"
차안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 겁내지 말라고 안정을 시켰습니다. 병원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불안했지만 큰 병은 아닐 것이라고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의사는 피 검사와 소변검사에서는 별 다른 이상 소견이 없는데 '엑스선'을 보니 폐에 물이 찼다는 것입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지난해 왔을 때는 오른쪽 폐에 물이 찬 것이 보이지 않는데 이번에는 물이 찬 모습이 보입니다.""…""제가 폐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은 어려워 소견서를 써 드릴 테니까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 진단은 받는 것이 좋겠네요.""네 알겠습니다."진단 결과를 동생에게 부랴부랴 알리니 동생도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항상 어머니를 모셨던 동생이라 어쩌면 나 보다 더 많이 편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42살에 낳았으니 얼마나 애틋하게 키웠겠습니까.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면서 불안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어머니 모습을 보니 마음은 아팠습니다. 자꾸만 "주사바늘 뽑고 그냥 집에 가자"는 말씀만 되풀이 했습니다. 마음이 자꾸 약해지는 것 같아 '걱정을 말라'고해도 이미 한쪽 기운 마음을 다잡기란 힘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폐에 물이 차는 이유가 무엇인지 검색을 했더니 심장으로 피가 못나거나, 신장에서 물을 배설 못한다던지, 체내 물의 양의 늘어났을때 폐에 물이 찰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생각한 것보다는 조금 안정이 되었지만 어머니는 이틀 동안 거의 드시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폐에 물이 찬게 아니라 늑막에 물이 찼네요""어머니가 또 병원에 안 가겠다고 한다."
"그래도 모시고 와야지.""밥도 잘 안 드시고.""안정시키고 모시고 와라"특히 동네분들이 이런저런 소리를 하는 바람에 더 마음이 약해졌고 병원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동생에게 끊임없이 말했던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이틀 동안은 다들 마음 조리면서 지냈습니다. 참 시간이 길었습니다. 월요일 어머니를 모시고 갔습니다. 생각보다 어머니는 안정된 모습이라 마음이 놓였습니다. 의사를 만나기 전까지 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폐에 물이 찬 것이 맞다면', '악성이라면', '그럼 어떻게 준비하고 가족들에게 알리지'라는 온갖 것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기침은 하지 않고, 숨도 차지 않았다고 했지요. 사진 상으로는 폐에 물이 찼기보다는 늑막쪽에 물이 찬 것 같네요. 청진 결과가 괜찮습니다.""폐에 물이 찬게 아니구요."
"예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한 달 후 다시 사진을 한번 더 찍어보지요."한시름 놓았습니다. 어머니와 형님, 동생까지 모두가 얼굴에 밝은 빛이 되었습니다. 정말 3일 동안 다들 불안한 마음으로 지냈는데, 늑막쪽에 물이 찼다니. 물론 늑막도 조심해야 하지만 폐보다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어른들 건강은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요. 밝은 빛으로 돌아온 어머니도 모습도 참 보기 좋았습니다.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